스포츠계에서 이 약물을 금지하는 이유
격투기 좋아하시나요? 저는 UFC를 꽤 즐겨보는데요. 최근 11월 7일에 있었던 웰터급 타이틀전 경기 카마루 우스만 vs 콜비 코빙턴 경기는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렸던 이 경기는 결국 카마루 우스만의 타이틀 방어로 끝났지만, 도전자였던 콜비 코빙턴의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어서 경기가 끝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다시 돌려보곤 합니다.
그런데, 콜비 코빙턴이 챔피언인 우스만을 조롱할 때 부르는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우스만이 "The CEO of EPO"라는 건데요. 이 말은 말도 안되는 근육량과 데피니션, 낮은 체지방을 가지고도 미친듯한 카디오 능력으로 상대를 질려버리게 만드는 우스만의 퍼포먼스를 조롱하는 겁니다. 즉, EPO라는 약물을 하도 써가지고 그냥 너는 CEO of EPO다, 라임 맞춰서 놀리는 건데요. 진짜 우스만이 EPO를 사용하는지는 뭐 아직까지 WADA에서 검거(?)한 바가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만(합리적 의심이긴 함ㅎ), EPO가 그렇게 대단한 약물인지, 어떤 약물이길래 저런 의심까지 하는건지 궁금해지죠. 오늘은 EPO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EPO란 무엇일까요?
EPO. 한눈에 봐도 약어같지요? 맞습니다. EPO는 에리트포포이에틴(Erythropoietin)의 약자로, 신장에서 생산되는 백색 분말 혹은 백색 덩어리 형태의 당단백 호르몬을 말합니다. 임상영양학을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호르몬인데요. EPO는 우유나 염소의 젖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EPO는 빈혈 예방 및 빈혈증세 개선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 허혈승 신증과 시스플라틴 및 겐타마이신 신독성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한편 이 EPO는 UFC,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수영 등을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금지약물로서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EPO가 혈액 산소 용적을 증가시키고 이것은 곧 근육 공기 호흡 용적을 증가시킴으로써 결국 카디오 능력과 지구력을 비이성적으로 늘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스만이 CEO of EPO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156~170lb의 체급인 웰터급 체중에 그 정도 근육량, 그 정도 체지방 자체도 말이 안 되지만, 사실 진짜 미친 것은 카디오 능력인데요. 사실 유산소 운동이나 근지구력을 최대로 발휘하려면 체지방이 무조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뉴트리션 측면에서 보면 약 '최소' 12~15%는 되어야 하죠. 그런데 우스만은 딱 봐도 10%도 안 될 것 같은 근선명도에 그정도 카디오를 보여준다는 건... 약물을 안 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죠.
투석을 받는 만성 신장 질환 환자들, 암환자들 같이 중증 환자들은 늘 빈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는 EPO가 매우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혈로 공급하던 적혈구를 이제는 EPO주사 한 방이면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계에서 사용되는 EPO는 비이성적으로 퍼포먼스를 증가시켜 결과를 어지럽히는 약물로 많이 쓰이는 겁니다. 이런 일은 없어야겠죠. 지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