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힘들다는 것, 모르는 것이 아닌데

by 한이루

우리는 종종

타인의 아픔을

종이에 베인 상처를

바라보는 것과 같이 바라본다.


그 아픔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내가 겪은 경험에 기반한

상상의 아픔으로

타인의 아픔을 바라본다.


겪어보지 못하였기에

모른다.


웃음 뒤에 섞여있는

저 아픔을 모른다.


평온함의 표정도,

결국 혼자 있을때 찌그러지는 것을,


그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내가 아플땐,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나도 아픈 것 마냥,

누군가도 아팠을 것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아프다.


숨이 안쉬어진다.


답답하다.


몸에 힘이 추욱 빠진다.


살고 싶어, 쉬고 싶다.

살고 싶어, 자고 싶다.

살고 싶어, 기대고 싶다.


즐거운 일이 가득할 땐,

아픔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거대하다.


괜히 이 열기를

꺼트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내리는 비를 막는다.


이 따듯함을 유지하기 위해

온 창문을 꽁꽁 굳게 닫는다.


조금의 비도,

추위가 들어 올 틈을 허락치 않는다.


좋다.


평온하다.


이런 날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감사함보단,

점점 생각이 없어진다.


살만하니, 배가 고프다.

살만하니, 졸리다.

살만하니, 옆집 친구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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