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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게의 매출이 가장 높은지, 매출이 높은 가게의 어떤 메뉴가 가장 잘 팔리는지, 한 번도 궁금하지 않았다. 서울역 안을 거니는 한 마리의 비둘기는 밖을 나가기나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기는 하는지, 가끔 궁금하였다. 어제까진 없던 것 같던 바닥의 표시선은 오늘 프린트된 것인지, 오늘따라 처음 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아무래도 좋았고, 창구의 직원은 화장실이 급하면 어떻게 하는지, 교대는 몇 시에 몇 번 이루어지는지, 구석에 놓인 고려청자는 아무리 모조품이라고 해도 예쁜데 왜 저렇게 구석에 방치하는지, 인파 속에서 나는 이어폰과 가끔 먹통이 되었다. 사람이 찾지 않는 저 상점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지, 얼마나 돈이 많길래 몇 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어제부로 사라진 던킨도너츠 자리에 무엇이 들어올 예정인지, 기다리는 기차는 오지를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광장에서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 나는 도시를 환상처럼 보고 있었나. 매일 아침 출근하고 저녁에는 퇴근하는 익숙한 길 위에 서 있는데도 도무지, 아는 것이 없는, 매번 코 앞에서 놓치는 기차. 알다가도 모를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