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폴란드에 왔던 그때, 둘째는 두 돌을 앞두고 있었다. 지금 그때 사진을 보면 어찌나 아기아기 한지. 지금 둘째는 만 3세의 귀여움이 한도초과인 시절을 보내고 있다.
둘째가 통잠을 자기 시작한 것이 이제 거의 한 달이 되어간다. 한국에 갔을 때도 습관을 못 버리고 둘째는 밤에 자기 전에 꼭 빨대우유를 먹고, 자면서도 두세 번 깨서 빨대우유를 먹었는데, 폴란드에 돌아와서 그 습관을 깨버리려고 내가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그때까지는 둘째가 자다가 깨서 우유를 찾으면 우유를 줄 때까지 계속 우는 통에, 같이 자는 첫째도 잠에서 깨고, 옆방에서 자던 남편도 깨기 때문에 그냥 우유를 먹여서 다시 재웠다. 둘째가 우는 소리를 듣는 것이 내가 너무 힘들었던 점도 있다.
하지만 우유를 주지 않고 버티기를 며칠하고 나니 이제 통잠을 자기 시작한 것이다. 우유를 달라고 몇 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우는 통에 한밤중에 첫째도 깨고, 남편도 깨고, 아마 옆집도 깼을 텐데, 그래도 고통의 며칠이 지나고 나니 자기는 아기가 아니라서 자면서 우유를 안 먹는다고 말한다. 둘째가 자다가 먹는 우유를 끊는 데는 첫째의 공이 크다. 매일 밤, "자다가 우유 먹는 것은 아기"라고 계속 말하니, 둘째가 "나는 아기가 아니라서 자면서 우유를 안 먹는다"라고 말하고 진짜 우유를 안 찾고 자게 되었다. 첫째가 태어나고 거의 통잠을 자기 시작할 때 둘째가 태어나면서 다시 나의 수면의 질은 바닥을 쳤는데, 이제야 드디어 나도 통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만 5년 만인가... 둘째는 대신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 소파에 앉아 빨대우유 한통을 원샷한다.
오늘 아침에는 둘째가 혼자서 화장실에서 쉬를 하고 뒤처리까지 하고, 바지도 입고, 변기물도 내리고 왔다. 아직 큰일을 볼 때는 기저귀를 완전히 졸업하지는 못했지만, 밤에 우유를 안 먹기 시작하니 밤 기저귀는 졸업을 했다.
요즘은 둘째가 하는 말이 영어로 말하는지 폴란드어로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어서 첫째가 통역을 해준다. 그 작은 머릿속에 한국어, 영어, 폴란드어가 섞여서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니 아이에게는 참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밥을 먹을 때는 엄마밥은 어디 있는지 꼭 챙기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면 엄마입에 꼭 넣어주는 우리 둘째. 엘사 공주에 푹 빠져서 오늘 아침에도 엘사 망토를 입고 춤을 추다가 유치원에 갔다.
봄에 입힐 옷을 꺼내다가, 이 정도 크기의 바지는 아직 못 입겠지 하고 꺼내 놓은 옷을 아침에 입혀봤는데, 딱 맞는 것이 아닌가. 이 꼬맹이가 커가는 게 너무나 아쉽지만 또 유치원에서 제일 몸집이 작은 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잔소리는 줄이고, 인내심은 키우고, 아이의 귀여움은 많이 봐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