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늦봄 Jan 09. 2021

너의 첫 뒤집기를 축하해

우리 아기가 태어난 지 126일.

드디어 오늘 뒤집기를 성공했다!


지난 몇 주간, 발을 차기 시작하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더니, 다리를 넘기고, 어깨를 넘기는 일이 천천히 진행되었었다.

다리를 넘기려는 순간!

어제는 드디어 바닥에 이마가 닿기 시작하더니, 오늘, 바닥에 닿은 이마를 들어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뒤집기를 하려나, 지금 하려나, 조금 있다 하려나, 하며 며칠 전부터 하루 종일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댔고, 결정적인 첫 뒤집기 하여 고개 들기 하는 순간을 잡아낼 수 있었다.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할 때 눕혀놓으면 그 자리에 가만히 누워 눈만 떴다 감으며 울기만 했던 팔뚝 만했던 아기였는데,  어느새 내 상반신 길이만큼 커서 스스로의 힘으로 몸을 뒤집다니.


감동,  감격,  뿌듯함,  자랑스러움. 이러한 단어로 표현이 될까? 바로 동영상을 회사에 있는 남편과 양가 카톡방에 보냈다. 할머니들의 한바탕 축하가 이어졌다.


지난 몇 주간 아기가 낑낑대는 동안 내가 한 일은 주로 바라봐 주기 그리고 응원하기였다. 하루에 한두 번 아기의 몸을 굴려 터미 타임을 시킨 것이 조금 도움이 되었을까 싶지만 아무튼 모든 과정을 혼자의 힘으로 해낸 아기가 대견했다.


첫 뒤집기 후 낑낑거리는 아기에게 호들갑스럽게 축하를 해주고 안아서 이야기해 주었다. 지금의 성취감을 기억해 달라고. 그동안 수백 번 수천번 실패했지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기에 매일매일 조금씩 발전했고 결국 성공하고 말았음을 기억하자고. 앞으로 너의 인생에 있을 수많은 도전 앞에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달라고. 엄마는 네가 그렇게 힘들고 지쳐도 계속 노력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고.


뒤집기라는 한 개의 계단을 넘었을 뿐인데 아기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을 입학하고 취업을 하는 미래까지 머릿속에 그려보게 된다.


 엄마는 항상 너의 옆에서 너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줄게. 엄마가 대신해줄 수는 없지만 우리 아기가 힘들 때 늘 포근하게 안아줄게.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의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