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족발의 웃픈 기억

by 장버들


다시 병이 찾아왔다. 전과 다른 신체 부위지만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자궁과 난소는 떼어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그 좋은 사이를 내 몸에서 완전히 삭제했다. 얼마간에 입원은 반복으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서로 나이가 다르다. 그리고 서로의 직업도 어디에 사는지도 알지 못한다. 여자 5명. 그들은 비슷한 항암치료, 비슷한 기간 그러면서 자주 병실에서의 만남으로 친해졌다. 일주일이 멀다고 병실에서 만났고 만나면 병실을 체크하고 퇴원하기 전 재 입원 날짜를 서로 물어본다. 그들은 얼굴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치료의 힘든 상황과 수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호중구 수치를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아침부터 밥 외 간식을 자주 먹는다. 또 먹고 또 먹고. 식충에 가까울 정도로 먹는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만 하는 운명처럼 아니 벌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하루 세 끼와 중간중간에 간식. 고구마, 옥수수, 음료, 컵라면 등등을 챙겨 먹으며 호중구 수치를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음식이 나를 먹고 있는 건지 내가 음식을 먹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미친 사람처럼 먹는다. 호중구 수치를 높이기 위해 새벽에도 일어나 다들 자는 시간에 두유와 찐 달걀을 먹는다. 조용히. 그러다 좀체 호중구가 올라가지 않으면 주사를 맞는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사를 맞으면 등뼈가 아프다. 특히 엉치뼈 중심으로 아프면서 경련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열이 난다. 그럼 간호사는 해열제 주사액을 연결한다. 몸에 독한 약들이 주입된다. 주체는 사라진다. 무기력한 존재로 그들이 주는 약과 주사는 거부할 수 없다.




처음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했다. 돼지 족발! 호중구를 올려주는 음식 중 손가락 안에 드는 음식.


병원 정문에서 돼지 족발을 받아 그들이 미리 봐 두었던 장소, 4층 정원에 있는 정자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돼지 족발이 맛있어서 그랬을까. 그들은 호중구 수치와 혈소판 수치를 올리기 위해 각자의 목표를 위해. 게걸스럽게 대자 돼지 족발을 15분 만에 해치웠다. 족발을 먹으면서 무엇이 그리도 행복한 걸까. 아무도 그들이 중증 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빨라지는 손가락, 얼굴 가득 웃음을 지고 족발로 고정된 현란한 눈빛들. 아마도 음식은 이렇게 먹어야 할 것 같은 표본처럼 그들은 너무나 맛있게 족발을 먹었다. 입가와 손가락에 묻어 좔좔 흐르는 기름기. 기념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었다.



정원의 꽃들의 향연과 함께 그들의 떠도는 웃음도 허공에 윙윙 바람처럼 자유로웠다. 그들의 웃음, 손마다 황금물 같은 수액을 하나씩 폴대에 달고 달달거리며 4층을 빠져나갔다.


어느 정도의 치료가 끝나고 나는 그들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않았다. 그들도 물어보지 않는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