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어느 시간 때를 회상해본다. 같이 음악 했던 사람들을, 지금은 만나지 않는 사람들을.
우연은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은 필연이고 운명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 우주 안(에 작은 소행성 지구 안(에 작은 대한민국에 또 그 안(에 작은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중 (사람 (수많은 시대와 시간대를 지나 만남의 (그 시간에 걸려든 사람들)))))).
음악에 열정을 쏟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때는 왜 그리 음악이 좋았던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심장의 울림은 자연스럽게 중력의 강한 끌림으로 빠져버렸던 시간이었다. 기타는 가방(안)에 있다. 전자 키보드도 가방 (안)에 있다. 언제 다시 꺼내서 칠지 알 수 없다.
‘처음’이란 말 참 떨리는 말이다. 처음은 신선하다. 떨린다. 두려움도 있다. 기대감도 있다. 처음은 말 그대로 처음 하는 경험과 행위일 것이다. 맨 처음에 경험한 것. 처음 맛보는 감정에서 오는 기쁨, 슬픔, 절망, 아픔이 있겠다. 조금 다른 처음은 시작의 맨 처음 순서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 탯줄을 자르고 엄마와 아이의 만남은 그 어떤 것보다 축복 같은 행복을 느낀다. 학생들은 처음 학교에 가기 전 초조와 기대라는 감정은 시소를 타듯 올라가고 내려간다. 그림을 그릴 때 처음 흰 스케치북 상하좌우 어디에 선을 그릴 것인가 고민을 한다. 심사숙고 후 어느새 선과 점은 시작되고 완성된다. 공부의 시작은 책을 넘길 때 첫 페이지의 다짐이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또한 처음 느끼는 많은 종류의 감정이 교류된다. 첫 만남은 스치는 첫 만남으로 끝나기도 하고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처음과 끝이 있듯 만남 또한 헤어짐이 있다. 그리고 시간의 순환처럼 반복되며 사라진다. 스마트 폰에 저장된 합주 소리를 오랜만에 틀어본다. 음악소리를 들으며 그 '처음' 느꼈던 감정이 처음처럼 낯설면서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