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간, 5초의 법칙에 대하여
2011년도 TED 강연 첫 발표 후,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한 강연을 소개한다. 바로 '변화의 시간 < 5초의 법칙 >이다. 유튜브 조회수만 2,600만 회가 넘는다 (참고: How to stop screwing yourself over TED 영상)
저자가 제안하는 원칙은 너무나 간단하다. 무언가를 하긴 해야겠는데, 머뭇거려지고 미루고 싶을 때, ‘5, 4, 3, 2, 1’ 숫자를 거꾸로 센 후, 로켓이 발사되는 것처럼 그 일을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조금 뜬금없어 보이지만, 나름 과학적 원리가 내재돼있다. 우리 뇌는 힘들거나, 어렵고, 귀찮은 일들에 대해 본능적으로 저항하려고 한다. 이때, 뇌가 변명 거리를 찾지 못하도록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바로 5초의 카운트다운 법칙을 활용해서 말이다.
처음에 이 강의를 듣고, 피식 웃음이 났다. ‘참 다들 열심히 사는구나!’ 정도로만 느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새벽 기상인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고, 아침에 일어날 때 이 방법을 적용해보았다. ‘미라클 모닝’의 핵심은 새벽시간을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일찍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모닝콜 알람이 울리면, 스누즈(snooze) 버튼을 누르고 다시 잠들거나, 5분만 더, 10분만 더 하고 타협을 하기 마련이다. 어찌해서 일어났다 하더라도 소파에 자석처럼 붙어 문자를 확인하거나 웹서핑에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런 삶에 5초 법칙을 적용해보았다.
< 5초 법칙 > 적용 첫날. 모닝콜이 울렸다. 손이 자동으로 '스누즈'버튼을 향해 움직였다. 그 순간, 머릿속으로 ‘5, 4, 3, 2, 1’ 카운트를 시작했다. NASA 로켓 발사가 인상 깊었는지, 카운트다운이 영어로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원(one)을 외치는 순간, 벌떡 일어났다. 마치 누가 등을 떠밀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와우! 이것 참 신기하네!
둘째 날. 첫날 톡톡한 효과를 보았으나 우연일 수 있으니, 다시 한번 해보기로 했다. 모닝콜이 울렸고, 알람을 끄는 동시에 카운트다운을 했다. 혹, 효과가 없을지 모르니 어제와 똑같이 영어로 했다. '파이브- 포...' 마치, 주문을 걸듯이. '... 쓰리- 투- 원!' 와우! 이번에도 벌떡 일어나 졌다.
셋째 날, 넷째 날도.. 그리고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내게 이 방법은 참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가끔 로켓 발사가 무산되는 경우도 있지만, 카운트다운을 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승률이 훨씬 좋다.
저자는 카운트다운이 '자기 제어'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5초를 세는 동안 변명거리와 멀어지게 만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추진력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이는 일찍 일어나기 외에도 우리가 주저하는 모든 순간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운동하기나, 집중해서 일하기, 또는 다정하게 말하기와 같은 것들에 말이다.
순간, 빅터 프랭클린의 책 < 죽음의 수용소에서 >의 유명한 구문이 떠올랐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 안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의 성장과 행복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 빅터 프랭클린 < 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삶에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었던가? 어렵거나 불확실하거나 두려운 일을 해야 할 때, 회피하거나 짜증을 내는 자동반사적 삶을 살아오진 않았던가. 공간은커녕, 조그마한 여유와 틈새도 없이 말이다. 다행인 것은 본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여도, 최종 선택을 할 수 있는 힘과 의지가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 선택이 최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5초 카운트다운 법칙을 활용하면 어떨까?
할까 말까 머뭇거려질 때 카운트다운을 활용해 스스로를 몰아붙일 수 있다. 화가 날 때도 속으로 5초를 세면서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유튜브나 웹서핑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도 카운트다운 법칙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시 로켓 발사대 위에 세우는 것이다.
아직도 '에이~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 바로 테스트해볼 것을 권한다. 내 경험상, 영어로 하나, 한국어로 하나 효과는 동일하니 편한 언어로 하면 된다. 작은 습관을 하나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작은 습관 하나를 바꿈으로써,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물꼬를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은 물길들이 모여, 언젠가 삶의 큰 물줄기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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