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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랜드 Aug 14. 2018

여성의 임신과 다이어트 강박사회

임신했을 때 조차도 말라야 하나요?

이번 달 Science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다.

Staying slim during pregnancy carries a price

임신 기간 동안 슬림하게 유지하려는 것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출처: Science지 8월호 기사>


요즘 일본 임신 여성들의 이상적인 몸매는 농구공만 하게 배만 나오고, 다른 부위들은 슬림(slim)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임산부의 저칼로리 다이어트가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에 임산부는 2인분을 먹어야 한다 생각했다면, 지금은 작게 낳아 크게 키우자는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미국 IOM에서 제안하는 체중 증가는 12.7~18.1 kg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9~12kg로 거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참고로 내가 둘째 임신 때는 20kg 가까이 증가했었다;; 흐미~ 이제 보니 미국 기준도 훌쩍 넘어섰었네;; 연예인들처럼 우아한 모습의 만삭 모습은 임신 말기로 가면서 점점 꿈같은 이야기가 된다 T.T

< 한혜진, '만삭 화보' 공개…만삭에도 우월한 비주얼 '눈길'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 >


결론적으로 기사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임신 기간 중 산모의 저 체중이 제왕절개 위험을 줄인다거나, 출산 후 예전 몸매로 돌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출생 몸무게가 낮은 아이들의 경우, 성인이 됐을 때 평균 신장이 다른 아이들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014년도 일본 연구결과를 보면, 저체중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평균 신장은 남자는 170cm, 여자는 157cm였다고 한다. 누군가 남자 키 180cm 이하는 루저라고 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출처: 일간스포츠 기사 - 178cm 유재석 ‘평균남’…스타 절반 이상 ‘루저남’  >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미디어가 유행함에 따라, 슬림한 모습의 임신 모습이 더 아름다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임신한 여성의 슬림한 D라인을 여신으로 칭송하고, 출산 후 몇 주만에 출산 전의 전성기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이런 것들이 마치 뛰어난 자기관리인 것처럼 포장된다. 자연히 일반 출산 전/후의 여성들에게 무언의 큰 압박감과 현실에서 그렇지 않은 본인에 대한 실망감, 출산 후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출산 하자마자 미용사 부른 케이트 미들턴 英왕세손빈, 출처 - 한국일보>


유명한 사진이다. 영국 왕실 출산 소식이 세계적 뉴스가 되었고, 그 중심에는 케이트 미들턴의 출산 직후 완벽한 몸매에 대한 찬사가 소셜미디어와 미디어의 탑뉴스로 다뤄졌다. 출산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이 하이힐을 신을 수 있다니...  코끼리처럼 퉁퉁 부어오른 발에 샌들 조차 신을 수 없어, 병원에 남편 슬리퍼를 끌고 겨우 갔었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정말 어메이징 할 뿐이다. 하지만, 영국 전통에 따라 미디어 앞에 서야 하는 그녀의 Job의 일부라 생각하기에 그녀가 부럽진 않다 (에헴;; 부러우면 지는 거다 ㅋㅋㅋ).


출산 기간에 태아의 건강뿐 아니라, 산모의 건강이 '여신스러운 아름다움'이라는 미디어/사회의 기준에 맞춰서 위협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슬림함을 임신한 여성에게까지 강요하는 다이어트 강박사회 T.T 과거 유화나 사진을 봐도 진정한 출산, 대지의 여신은 풍만함과 편안한 모습으로 표현된 것을 보면, 이제 '여신'의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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