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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나도

잡다한 생각

by 김은집

무심하다고

말하는 내게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 있어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볼 때면

당신의 미소가 떠 오르고


흐르는 냇물 위에

반짝이는 햇살에서

당신의 눈동자를 기억해


어두운

골목길 걸을 때

마주치는 전신주 등불에서도

당신의 미소를 느끼고


밤바다

백사장으로

달려오는 파도소리처럼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해


무심하다고

말하는 내게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은 속내가

늘 바람처럼 가슴으로 불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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