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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u Dec 21. 2020

우울증 환자가 무기력증과 싸우는 하루

무기력증의 하루

이른 아침, 잠결에 아침 약을 먹는다.

약을 먹고 나면 억지로라도 잠에서 깨려는 듯, 식욕이 생긴다.

잠결에 식욕이라니, 이런 날 이해할 수가 없다.


am08:00

기력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무기력하다.

무기력증은 단순히 귀찮은 느낌이 아니다.

이불 밖은 위험해’의 느낌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1] 자발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 힘들다.

[2]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지만 움직일 힘도 없고 움직여지지도 않는다.

[3] 식욕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4] 몸이 피곤하다.

[5]다른 이들과의 교류는 사치다. 심한 날에는 머리를 며칠 동안

     감지 못하고 바 먹기도 하나의 미션이다.

[6] 마음이 조급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 불안하다.

     가만히 있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못하는 데 불안하다.

[7]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다.

[8] 완벽주의자 또는 일 중독자에게 자주 나타난다.


-백과+ 두부 체험기


나는 무기력함이 심하게 오면 며칠을 씻지 못한다.

밖에 나가도 반경 500m 수준의 외출이 최선이다.


요즘은 운동으로 무기력함을 없애려 노력한다.

오늘도 운동하려 어김없이, 헬스장에 갔다.
손과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몸을 파고드는 레깅스는  움직이기 힘들게 한다.


터벅터벅러닝머신 10, 속도 6 쩔쩔맸다.
 짓을 하는 건가 싶었다.
그래도 하기 싫어도 꾸준히 하려 이를  문다
의욕 든다기보다는 나를 이겨보고 싶은 악에 받친 마음이다.


눈동자는  비어있다. 시선이 없다. 흐릿하다
텐션은 올라올 생각을  하고 무기력함에 운동량이 평소보다
떨어진다. 잘하기를 포기했다. 깔짝깔짝 걸렸다.


등은 땀으로 젖어 가고 작은 움직임들은 나의 무기력함과 싸운다.

집에 갈까?’
‘10분만 더하다 가자
이제 갈까?’
‘5분만 더해보자. 이것만 끝내보자

운동이 끝나고 불안감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하면 불안하고 하자니, 무기력하다.

자연스럽게 나를 괴롭히고 해하려 한다.
나의 나약함과 나태함에 치가 떨린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알프람정을 먹는다. 불안하다.
내일은 주치의와 상담이 있는 날이다.
이렇게 상담이 기다려지는 날은 오랜만이다.
오늘도 무탈하게 지나가, 내일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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