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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u Dec 22. 2020

심리 상담을 가다

불안한 나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어김없이, 상담이 있는 화요일이다.


요즘, 불안감을 수치화하면 10점 만점 중 9점 정도로

불안해하며 지낸다. 몸속에 소용돌이가 있는 듯하다.


계속되는 불안을 없애려 한 주 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염색, 운동, 뜨개질, 산책, 마트 목적 없이 걷기 등...’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나에게는 불안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무엇인가 많은 노력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불안이 침대에서

나를 반겼다. ‘어서 와 두부’


나는 걱정이 많다. 덕분에 생각도 많다.

이 연속적인 불안, 걱정, 부정적인 생각을 주치의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절실한 불안감의 이해가 치료로 이어질 것 같았다.


예전에 동물농장에 문제견을 고쳐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시츄 씨는 공을 지키려 했다. 평소에는 낯선 사람에게도 애정을 주는

‘인싸’ 견이지만 본인의 공만 만지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무는 문제의 행동을 했다.


해결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방에 한 가득, 수많은 공을 뿌려주니

시츄 씨는 무엇부터 지켜야 할지 몰라, 공을 지키기를 포기한다.

포기한 시츄 씨의 표정은 어안이 벙벙했다.


나의 불안은 수많은 공과도 같다. 너무 많고 복잡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손을 댈 수가 없다. 하지도 않고 포기하기 일쑤다.

수많은 걱정들이 감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얼굴이 종종 ‘멍’한가 보다.


요즘 나의 큰 걱정은 이사와 2월에 끝나는 실업급여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곳도 없고 먹고 살 걱정을 하니, 당연히 불안할 것 같다며 주치의는 공감해주었다.



주: 두부 씨, 이 정도 상황의 불안은 당연해 보여요.

     그래도 조금씩 공이 쏟아지고 있는 것 같으니 포기하지 말아요.

두: 주치의 선생님도 불안하세요?

주: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불안해하죠

두: 보통은 불안해서 죽고 싶거나 본인을 해하지 않죠?

주: 혼자라고 생각 말아요. 두부 씨가 입원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때 입원하면 됩니다.

     의학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건 제가 도울게요.

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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