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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 Eunjeong Feb 24. 2021

당신의 직업은 AI로부터 안전하신가요?  

최근 몇 년 동안 내 직업이 통역사라는 것을 듣은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통번역사는 AI가 더 개발되면 없어지지 않아요?' 




타인의 직업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이 일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의 만났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세상에 정말 힘들지 않은 일이 없고 귀하지 않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임하는 자세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생존을 위해 일을 한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일도 평생 굶어야 한다면 그보다 괴로운 일이 있을까? 


나 역시 나의 일을 너무 사랑하지만 이 일이 나를 평생 굶긴다면 지속할 자신이 없다. 무엇보다 AI가 개발되어 내 직업이 없어진다는 것은 일에서 얻는 기쁨 그 자체의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통번역사라는 직업이 AI로 절대 대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진정한 지적 호기심이 아닌 그저 타인 생사여탈에 대해 재미로 물어보는 사람들의 무례함이 불쾌하다. 직업이 없어져 평생 굶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일이 하찮게 여겨지는 것 같아서 그 질문이 불편하다. 


비슷한 이야기로 전문가들이나 방송에서 AI로 인해 없어질 직업들을 나열하는 것도 유쾌하지는 않다. 변화하는 세상에 눈 감고 모른 척 살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네가 하는 일은 곧 기계가 하게 될 거야'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직업은 AI로부터 안전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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