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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Jun 06. 2024

아침 체조와 큰 형님


아침 체조를 시작한 후 처음에는 몸살을 많이 앓았다

그만큼 몸이 굳어있었던 것인데

아무튼 힘들었다


그런데 엊그제부터인가 체조를 하고 와도

몸이 무겁지가 않고 가볍다

몸살이 없다 ㅎㅎ


체조춤(알고 보니 라인댄스라고 했다)도 아직 손동작은 어렵지만

스탭은 절반 정도는 따라 하는 것 같다


체조의 첫 번째 동작은 단전운동이다

두 손으로 경쾌한 북소리에 맞춰 단전을 두드려 준다

그리고 이어서 온몸을 풀어주는 운동을 한 후

국민체조를 한바탕 하고 나면 라인댄스가 이어진다

라인댄스의 흥겨운 노래와 함께 춤을 따라 하다 보면

온몸에 땀이 흐르고 시간은 금세 지나가 버린다


사실 아침체조는 체조하러 오는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직 낯설고 잘 모르는 얼굴이라도

일단은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옆의 짝지와 같은 동네 사람들과는

이미 반가운 사이가 되어 있고

총무님이나 반장님, 그리고 일찍 나와서

모든 사람들을 반겨주시는 듬직한 형님도 계시다


오늘은 체조가 끝나고 87세의 큰 형님 댁에 들렀다

마당에 심어놓은 상추가 많이 자랐다고 뜯어가라 신다

형님이라곤 하지만 어머니 같은 분이시다

형님은 현재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시지만

마당을 가꾸고 계시고 체조 시간에도 참석하셔서

어눌한 동작이라도 따라 하시려고 노력하신다


지금은 이렇게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시지만

젊었을 때는 얼마나 고우셨을까 생각하면

인생이란 게 참 무상해지는 마음이다


지나온 시절 동안 겪었을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이

지금은 다 꿈같은 일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홀로 사시면서 그래도 혼자 몸을 간수하시는 것만으로도

다행하고 행복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인생의 종착역에 다다른 듯한 형님의 삶의 모습에서

나의 삶의 종착점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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