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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Jun 17. 2024

캐나다 사위의 육아휴직



캐나다에 살고 있던 딸이 아기를 낳으러 

육아휴직을 받은 사위와 함께 한국의 친정온 지도 

벌써 7개월이 되었다. 

한국에 1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도 무럭무럭 자라 

생후 6개월이 되어 이유식을 시작했다.


딸이 아기를 낳으러 한국에 왔을 때는 

친정엄마로서 딸을 잘 케어하고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지만 

막상 아기를 낳았을 때는 사위가 딸과 아기를 모두 케어하고 살뜰히 챙기는 바람에 

친정엄마인 나는 아무것도 일이 없었다

단지 병원에서 퇴원한 후부터 미역국이나 열심히 끓여주었을 뿐이었다.


사위는 성품이 어찌나 부드럽고 온화한지 아기를 돌보는 데는 최고의 아빠였다.

직접 갓난아기를 목욕을 시키며 잠을 재우고 아기 옷을 세탁기에 넣고 아기용 세제로

빨래하는 것까지 모두 도맡아 하였다. 그것을 아빠로서 당연하게 생각하며

장모인 나에게 부탁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까지 생각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딸과 아기에 대한 의무감에서 벗어나 내 할 일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함께 살지만 딸의 가정과 우리 부부의 가정과는

독립된 개체로 함께 지낼 뿐 서로의 가정에 개입하거나 터치하지 않는

문화가 성립되었다. 아기를 함께 사랑하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아기가 커나가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기가 조금씩 자라면서 사위는 틈틈이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가기도 하고 딸과 함께 아기를 태우고 순천만 정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딸도 사위와 함께 아기를 목욕도 시키고 번갈아 가며 잠도 재우고 빨래도 하며

조화롭게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요즘은 아기를 데리고 맘카페 모임에도 다니고

아기를 위한 문화센터 놀이육아에도 참여하고 있다


딸과 사위가 함께 아기를 키우며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평화로움과 듬직함을 느끼며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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