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by 엄서영

나는 참 행운이었다

암의 크기도 1cm 정도밖에 안 된 완전 초기의 암이었을 뿐 아니라, 아무 데도 전이가 되지 않은 깨끗하고 순한 형태의 암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항암치료도 안 해도 되고 가끔 통원해서 방사선 치료만 하면 된다고 한다.

암이라고 무겁게 말하기에도 민망할 만큼 정말 단순한 질병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수술을 앞두고는 긴장이 되었다.

수술이란 걸 처음 해보는 것이라 많이 아프면 어쩌나 겁이 난 데다가 수술직후에 오한이 와서 무척 힘들었다는 어떤 사람의 말이 생각이 났다. 한 달 전 제왕절개로 출산했던 딸도 수술 끝나면 많이 추우니 핫팩을 챙겨가라고 했던 것이다.

어쨌든 남편을 수술실 문 밖에 두고 침대에 실려 들어간 수술실 안의 풍경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냉장고처럼 차갑고 긴장되고 긴박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안온했고 간호사의 목소리도 차분하게 들렸다. 얼마 후 "지금부터 마취 시작합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시면 돼요"라는 간호사의 목소리와 함께 '아, 이제부터 시작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누군가 나를 불렀다. "정신이 드세요? 이제 끝났어요"

라는 소리와 함께 몸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 춥지 않네. 따뜻하고 편안하다.' 하고 속으로 안도하였다.

잠이 덜 깬 것 같은 졸린 상태로 수술실 밖으로 실려 나왔고 남편이 반가움에 소리쳤다

"여보, 이제 끝났어! 수고했어!"


남편 말로는 수술실에 들어간 지 세 시간 반 만에 나왔다고 했다. 그렇게 오래 있었다고? 아주 단순한 수술일 거라 생각했는데. 남편은 수술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걱정했다고 한다. 어쨌든 수술실에서 나온 나는 춥지도 않았고 신기하게도 아프지도 않았다.

알고 보니 나는 두꺼운 이불 위에 핫팩을 여러 개 붙여 만든 이불도 덮고 있었다. 수술부위에는 무통주사와 진통제 등이 링거로 달려있었다. 수술이 깔끔하게 잘 되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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