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의욕 없음

by 엄서영

요양병원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2인실이지만 1인실처럼 방이 나누어져 있는 입원실은 모든 시끄러운 것들로부터 벗어나 고요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왜 멍한 상태는 지속되는 것일까.

맥을 짚어 본 의사가 말하길 오랫동안 잠을 못 자고

야근을 한 사람과 같고 과로가 겹겹이 쌓여 매우 지친 사람과 같다고 한다.

왜 이렇게 지쳐버린 걸까.

아무튼 어쨌거나 조용한 곳에서 영양밥을 먹으며

치료를 받으니 편하기는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힘이 생기지 않고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아무런 느낌도 없고 머리가 텅텅 비어버린 듯하다.

책도 읽히지 않고 tv는 시끄럽다.

공부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막연하게

자신도 없어진다.

67세, 지금 시대에는 젊은것도 늙은 것도 아닌

젊다고 하기엔 너무 늙었고, 늙었다고 하기엔 아직은

이른 나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답고 현명한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없을까.

아직 포기하기엔 억울한데.

포기하기엔 꿈이 너무 선명한데.

하지만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천천히 살아야 한다고. 지금은 열정을 부릴 때가 아니라 여유를 부릴 때라고. 다 일리 있고 맞는 말들이다.

하지만 나에게 남아있는 아쉬움은 어쩌라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방사선과 호르몬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