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생일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아왔기에 어머니가 11살에 돌아가신 후로는 생일상을 받아
본 적도 없고 축하도 받아보지 않고 살아와서
내 생일이 기쁜 날이라는 경험을 별로 못해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생일이라는 것이 별다르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니, 남편과 아이들이
생일축하를 잊지 않고 해 주어 기쁘게 받기는 하지만
사실 정말 기쁜 것인지는 몰랐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렇듯이 무슨 일에나 무덤덤해
지고 사람들이 정해 놓은 기념일들도 무의미하게
여겨지기 마련인 듯.
하지만 생각해 보면 생일이라는 날은
당연히 기뻐하고 축하해야 하는 날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날이 아닌가
새로 태어난 아기가 세상을 향해 응애응애
힘차게 사자후같은 울음을 터뜨리며 꼬물락 꼬물락
살아있음을 예쁘고도 귀한 움직임으로
우리 앞에 증명해 주는 날
나도 그렇게 세상에 처음으로 내려왔겠지.
그러니 나도 진심으로 내 생일을 축하하자
내가 이 세상에 온 날을 진심으로 기념하자.
얼마 남지 않은 생일이라도.
아무튼 어제의 생일은 내가 요양병원에 있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면회도 시끄럽다고
오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요양병원의 아무에게도 생일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다.
그저 카톡과 전화로만 축하인사를 받았다
그 대신 방사선치료가 끝나 요양병원에서 퇴원한 후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날은 내가 세상에 처음 온 날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해야겠다
그리고
.
.
.
2026년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해피 뉴 이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