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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Mar 11. 2024

그렇게까지 맛있어야 할까?


그렇게까지 맛있어야 할까?


 

 

엊그제 인터넷에서 어떤 기사를 읽었는데

그 기사를 쓴 기자가 던지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그 기자는 부탄에서 3개월을 생활하고 온 후

돌아온 도시에서의 느낌을 적고 있었다

부탄에서의 생활은 결핍의 연속이었고 특히나 그곳 사람들은

살생을 꺼려해서 웬만해선 생선이나 육류를 섭취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녀는 돌아온 도시에서 풍요를 만끽하였는데

그 풍요 속에서 드는 생각이

'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워야 할까? ' 였다고 한다

그 질문은 나에게 신선한 깨우침? 을 느끼게 해 주었다

 

요즘 [생활의 달인]에서는 요리의 대가들의 실력을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번에는 일식의 대가에 대한 내용으로

최고의 생선초밥을 만드는 과정이 나왔었다

 

그중에 생선의 살을 탄력 있고도 부드럽게 유지하기 위해서

살아있는 생선의 척추에 불에 달군 쇠꼬챙이를 꽂아서

기절시키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과연 생선살이 맛있을까 보다는

인간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부탄에서 돌아온 기자가 던진 질문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 그렇게까지 맛있어야 할까? '

 

인간은 무엇이든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때도 있다

어쨌든 인간은 무언가를 극복하고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식이 인류를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것도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못하든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삶의 과제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로지 '최고' 그 한 가지에만 몰입해서

자연적인 것을 망각해 버린다면

인간 자체를 왜곡시켜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다소 모자란 것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고 충분히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넉넉한 심성의 소유자들인데

요즘 트렌드가 '최고의 맛집' '최고의 감각'을 추구하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거기에 빠져들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최선을 다 하되 꼭 최고는 아니어도 되는

행복을 추구하되 꼭 최대의 만족은 아닌

그냥 조금은 모자란 대로 조금은 아쉬움을 남길 줄 아는

자연의 여백으로 마음을 비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워야만 하지 않아도 되는

소박한 여유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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