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에서 맛보는 강렬한 예술

Inema art center

by 준구

아프리카에 산다고 해서 예술에 대한 욕구가 없는 게 아니다.

모처럼 수업이 없는 오후에 이메나 아트 갤러리를 방문했다.

급 번개 공지에도 이에 적극 호응해 준 두 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나들이다.

정원이 딸린 2층짜리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작업과 전시를 겸한 공간이었다.

입구의 벤치에 앉은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감상하라며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핸드폰 촬영만을 허락한다는 말을 남겼다.

1층 전시물

1층 입구에 전시된 고릴라 모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각양의 칼라를 입혀 입체미를 살렸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컴퓨터의 기판과 폐기되는 반도체 부분을 활용한 것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벽면을 크게 장식하고 있는 유화 앞에 시선을 멈추고 찬찬히 응시했다. 빨강 노랑 검정 흰색의 강렬한 대비에 현혹되어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다. 칸딘스키의 느낌도 나고 아프리카 특유의 역동이 풍기는데, 판매가를 보니 대부분 10,000$을 훌쩍 뛰어넘는다.

가격이 좀 비싼 거 아니냐고 일행에게 묻자, 들어간 물감과 재료 공력을 생각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해 주신다. 아차 싶었다. 예술인 것을…….

Vincent를 새겨 넣은 사인


황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중섭의 황소와도 흡사 비슷한 느낌으로 목표물을 응시한 눈과 앞발을 구르는 동작이 곧

목표물을 향해 날카로운 뿔로 치받을 것 같은 생동감이 살아있다.

꼬리의 털이 까시처럼 서있는 것처럼 묘사한 붓 터치가 단단히 뿔난 황소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초상화 하나하나에도 범상치 않은 에너지가 풍긴다.

강렬한 태양 빛과 붉은 대지와 강건한 피부톤이 아프리카의 역동을 만들어 낸다.

한 작가는 조그만 도판에 Vincent라는 사인을 새겼는데, 반 고흐를 좋아해서 그의 화풍과 이름까지 따라한 듯 보였다.


두 분의 선생님과 작가


갤러리를 나와 조그마한 정원을 거니니 아기자기한 전시물들이 눈에 띄었다.

폐병과 철제를 재활용한 로봇과 all you need is love를 송출하는 위성 안테나.

예술이란 단조로운 일상에 기분전환과 새로운 활력을 전해주는 에너지 같다.

예술가들의 창작열과 깊은 영감이 보는 이들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니 말이다.

나오는 길에 작가를 알아본 선생님이 사진을 함께 찍을 것을 요청했다.

레게머리의 작가도 기분이 좋아져서 약간의 거만한 몸짓으로 자신의 작품 앞으로 가서 포즈를 취했다.

예순이 넘어도 소녀 같은 감성으로 예술가 앞에서 수줍어도 용기를 내시는 선생님이나

르완다에서 예술의 생명력을 불태우는 작가 모두가 멋지게 포착된 순간이다.

예술로 인해 키갈리의 더위도 견딜만하다.



https://www.inemaartcenter.com

keyword
이전 04화나라는 작아도 다양한 사람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