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가 지나도록 얼굴 한 번 못 볼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 온라인강의

by 준구

비대면으로 시작한 매주 90분 8회차의 도서관 강좌가 모두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어 수강생과의 만남 없이 끝맺음될 것 같다. 처음엔 비록 비대면으로 시작하더라도 상황이 좋아져서 대면 강의로의 전환과 만남을 통한 촬영 및 편집 실습이 가능하리라 기대했는데, 끝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줌이라는 방식이 이젠 제법 익숙해졌지만 서로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모니터를 통해서만 대화하고 소통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뭔가 헛헛하다. 8번의 수업에서 이제 남은 것은 2번의 만남뿐.


지난 시간에는 키네마스터라는 앱으로 영상편집을 가르쳤다.

개인적으로는 맥을 기반으로 하는 파이널 컷을 사용하고 한때는 프리미어를 썼지만, 편집실의 인프라를 갖추지 않고 영상제작법을 가르칠 때는 어려움이 많다. 앱 외에는 달리 편집을 설명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편집 프로그램이 다양하니 하나를 고른다 해도,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정품 편집 프로그램을 사서 컴퓨터에 깔라고 할 수가 없다. 몇 개월 체험판이란 게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복잡한 변수들이다.

그냥 손쉽게 앱스토어에서 다운을 받아 핸드폰에 설치한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다.


성인들은 편차가 심한 편이다.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편집 기능의 작동에 상당히 조심스럽다. 파일을 불러서 자르고 붙이며 자막을 넣어보는 것이 매우 신중하다.

혹시 잘못될까 봐 불안한 마음이다. 나 역시 작은 모니터로 편집을 가르친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가 않다.

큰 모티터로 보면서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작업인데 게슴츠레한 눈으로 작은 모니터를 주시하게 만드니 마음이 짠하다.


그나마 핸드폰을 미러링 해서 컴퓨터의 큰 모니터로 설명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오전의 어른들 수업을 마치고 오후의 아이들 수업으로 장소를 옮겼다. 선경도서관에서 창룡 도서관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제 몇 번 안 남은 수업이라고 생각하니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은 핸드폰으로 강의하는 키네마스터의 편집법을 쉽게 알아들었다. 마치 게임을 하듯 편집의 매뉴얼을 습득하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어른들과는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세대라는 것이 훅 가슴으로 전해졌다.

빨리 흡수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시간에는 최종 결과물을 함께 보며 감상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모바일을 통한 편집을 알려주기는 했지만, 나의 마음 한 켠에는 아이들이

핸드폰 게임 컴퓨터 TV 등의 매체에서 멀어지기를 주문했다. 권장희 선생님의 세바시 강의를 보여주었고 여전히 중요한 읽기와 생각하고 정리해서 표현하는 것에 대한 강조를 거듭 힘주어 말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매체가 쏟아내는 이미지와 정보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지 않기를 바랐다.


“도전 북튜버”의 제목대로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책과 그의 소개 영상이 잘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역시 “나만의 수원이야기”를 제작할 어른들에게도 큰 격려를 보낸다. 쫄지말고 재미나게 해보시자고요.


강의실에서의 만남이 끝내 성사되지 않을지라도, 제작한 작품을 상영하는 마지막 시간에

서로 함께 감상하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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