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라고 착각하지마 이건 고양이라고

뇌과학 강의

by 준구

김주환 교수가 뇌과학 강의에서 인용한 이미지 하나에 눈길이 갔다.

단 한 장의 사진이 생각의 근본을 묻는 철학적 명제로 다가와 내 의식을 자극했다.

너무도 강렬해서 은연중에 문득문득 떠올라 내게 끊임없이 질문하곤 했다.

실체와 그림자, 본질과 현상, 팩트와 가설, 진실과 확증편향의 낱말들이 쉴 새 없이

연상되어 혼란스러웠다.


무엇을 진실로 여기며 수정할 수 없는 사실처럼 확신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이 정말 시대를 불변하는 진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시대적 제약과 과학기술의 한계 내의 상대적 진리를 절대적 진리의 위치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두렵고 겸허해지는 마음이 일었다.

우리 경험의 축적으로 형성된 정보는 ‘능동적 추론’의 과정을 통해서 그림자가 곧 늑대라고 분석해 주었다.

늑대의 다양한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체는 늑대가 아닌 고양이였다.

사진을 인용한 여러 설명들을 찾아보니, 정교한 포토샵일 가능성이란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촬영한 사진이라는 보고에 더 신빙성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설령 포토샵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이미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의 충격파로 다가왔다.

추론의 오류가 있었다면 이것을 재빠르게 재해석하고 재수용하는 탄력성을 갖추고 있는가?

연이은 질문들이 나를 괴롭혔다. 확고함을 구축해가는 것과 유연하게 수용해가는 것, 둘 사이의 미묘한 경계와 포용성에 현기증이 일었다.

나는 지혜롭게 사고하고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This funny optical illusion picture was taken outside of a cat sitting quietly on concrete in the sun. However instead of casting a shadow of a cat which is what you would expect to see in this image, the shadow cast from the sunshine gives the visual appearance that the cat is in fact a howling wolf.


이 재미있는 착시 사진은 햇빛 아래 콘크리트에 조용히 앉아있는 고양이를 촬영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미지에서 볼 것이라 예상한 고양이의 그림자는 안 보이고 울부짖는 늑대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이란 책에서 “시혜”와 “권리”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이번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두 단어가 계속 나의 의식에 맴돌았다.

시혜 : 은혜를 베푸는 것
권리 : 어떤 일을 자유로이 행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는 힘이나 자격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노동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성별의 차이 없이 교육받고 일할 기회를 갖는 것


사람으로 태어나서 노동의 신성함을 알고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려고 애쓰려는 기본 의식을

갖춘 사회.

그곳에서 직업선택의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 실직한 사람에게, 다친 사람에게,

자녀를 낳고 기르려는 사람에게 삶의 기본 양식을 제공하는 것.

자본주의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한,

권리는 노예제도의 속박적 질서 속에서 시혜의 위치에 존재할 뿐이다.

유엔 무역 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일 처음으로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매우 고무적이고 대단한 일이다. 이젠 우리의 의식 수준도 선진국 수준의 격을

갖추고자 애썼으면 좋겠다.


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스텝이 꼬인 부분이 있다.

약자도 함께 더불어 살만한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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