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확고했구나
멋진 풍경이나 집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핀터레스트에 ‘풍경&인테리어’라는 타이틀로 폴더를 만들어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사진을 모으고 있다.
모으는 이유는 단순하다. 온전히 내 눈을 호강시키고 싶어서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핀터레스트에 들어가 이런저런 사진들을 구경하고, 예쁜 경치나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이 있으면 그 폴더에 모으는데 어느 날도 마찬가지로 사진들을 구경하다가 창 밖으로 초록초록한 녹색 들판이 펼쳐진 사진을 발견하고는 바로 저장을 했다.
그런데 왠지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뭔가 이 사진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
그래서 폴더를 한번 쫙 훑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사진은 이미 저장해 놓았던 사진이었다.
새삼 놀랐다. 내 취향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많이 확고했구나, 싶었달까.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이 딱히 확실하지는 않은 타입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오산이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안의 깊은 곳에서 취향이라는 것이 뿌리를 내리고 조금씩 자라왔던 모양이었다.
사람의 취향이라는 게 시간이 흐르며 변한다고도 하지만, 의외로 꽤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경험치가 쌓이고 그만큼 내가 하는 생각도 많이 달라져가는 것을 느낀다.
이번 한 해를 살면서 또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해서 내년에는 또 어떤 생각을 가진 내가 되어 있을지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때가 되면 달라진 생각만큼이나 지금의 내 취향도 변해 있을까? 아니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연말에 다시 핀터레스트를 쫙 훑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