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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Feb 13. 2020

책 한권이 7억이 된 이야기

이 에피소드도 엄마에게 일어난 일이다. 

우리 엄마는 공인중개업을 하시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으시고,

지금도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계신다. 

그런 엄마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나도 재테크 책도 많이 읽고, 부동산 투자도 몇 번 해보았다. 


3년 전 일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재태크 관련 책을 한 권 빌려 읽고 있었는데, 

며칠 후 아무리 찾아도 책이 보이지 않았다. 대출 기간은 2주.. 2주가 지나도 못 찾았다. 

대출기간을 연장했으나, 어쨌든 반납을 해야했기에 도서관에 전화했다. 


나: 안녕하세요? 저.... 제가 책을 대출했는데, 그 책을 잃어버린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하죠....?

담당자: 아... 그러셨어요? 그러면 새 책으로 구매하셔서 도서관으로 가져다 주시면 됩니다. 

나: 언제 까지 드리면 될까요?

담당자: 대출 기간 끝나기 전에 가져다 주세요. 


휴........... 생돈이 나가게 생겼다. 나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고, 엄마는 외출한 김에 그 책을 사다주시기로 했다. 그리고 엄마는 그 책을 15,000원 주고 사다주셨다. 

엄마에게 한 소리 듣는건 뻔할 뻔자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잔소리를 다 참아내야만 했다. 


엄마: 기왕 산거니까 다 읽고 도서관에 가져다 주자. 너 먼저 빨리 읽어.

       엄마도 잠깐 봤는데, 재밌는 것 같더라. 

나: 알았또요~


그 책은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혔고, 나도 꽤나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건냈고, 엄마도 단숨에 그 책을 다 읽으셨다. 그리고 엄마는 그 저자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셨다. 그리고 그 저자가 부동산 관련 특강하는 것을 신청하게 되었고, 엄마, 나, 언니는 그 특강에 가게 되었다.


특강도 꽤나 흥미로웠다. 저자의 강연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1억, 10억, 30억 금방 금방 벌었고, 

저자의 강의만 들으면 누구나 그렇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저자의 강의료는 3달에 1000만원이었다. 

그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강의 중에 자신의 강의가 제일 비싸다며 뿌듯해 했다. 


나는 그 강의를 들을 상황은 아니었다. 이제 막 취업을 했고, 부동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할 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달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거시적인 시각도 가지고 계셨고, 마음만 먹으면 1000만원 지출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엄마는 그 강의를 들을지 고민하셨고, 결국 그 강의를 듣기로 결정하셨다. 


그런데..................... 결국에 밝혀진 사실은................. 그 저자는 사기꾼었다. 


그 저자가 투자가치가 어마어마하다고 찍어준 호텔은 미분양이 났고, 수익률은 바닥이었다. 

그 저자가 추천한 물건에 투자한 사람들은 망했다. 엄마는 다행히 투자할 물건을 물색하던 중이어서 

섣불리 투자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 강의료 1000만원은................. 그 가치를 못했다. 

함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결국 그 저자를 고소했고, 그 저자는 PD수첩에 출연하게 되었다.

(아직도 그 소송은 진행중이다. 사실상 사기죄는 증명하기가 쉽지 않아 소송이 길어진다고 한다)

그 저자는 사람들을 현혹해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뒤로는 그 물건을 밀어준 대가를 받았다. 


이야기가 여기까지였다면, 엄마는 철저히 실패한 투자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그 강의를 통해서 실질적인 투자를 하시지는 않았지만, 투자에 대한 시각은 굉장히 

넓어지고, 더 풍부해졌다. 그리고서는 다른 강의도 찾아다니셨다. 

한번 사기를 당해봤기 때문에 물건을 선별하는 눈이 생겼다. 


그리고 결국 3년동안 투자공부를 하시고, 결국에는 상가를 경매로 낙찰 받으시고, 임대를 맞추셨다.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얘기가 정말 이런 상황에서 쓰라고 만들어졌나보다 싶다. 


1) 책을 읽어버렸다. - 안 좋은 일

2) 새로운 책을 구매했고, 그 책을 굉장히 흥미롭게 일게되었다. - 좋은 일

3) 그 책을 통해서 특강을 들으러 갔다가, 1000만원 사기를 맞았다. - 안 좋은 일

4) 그 강의의 내용중에는 사기적인 내용이 있었지만, 결국 투자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 - 좋은 일

5) 그 결과 3년 후에 상가를 매매했다. - 좋은 일


안 좋은 일은 다시 좋은 일을 물고 오고, 또 그 좋은 일이 안 좋은 일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또 그 안에서 내가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듯하다. 


안 좋은 일에 낙담할 수도 있다. 나도 매일 그러니까....... 아주 작은 안좋은 일만 일어나도....

아 나에게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 걸까... 한다. 하지만 또 호흡을 길게 가져가다 보면 

꼭 그 일이 나쁘지만은 않을 수 있으니까, 또 이런게 인생의 재미가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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