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Jan 08. 2020

1. 혼자 산다는 건 온전하게 내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

결혼 전에 반드시 혼자 살아야 하는 이유

이제 3년차 직장인인 내가 입사 후 가장 많은 들었던 질문이 있다. 아마도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르니, 알아가고자 하는 이유인지, 가장 묻기 가벼운 질문이라고 물은 것인지 아니면 집에 같이 가고 싶은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 질문은 바로 어디 사는지, 누구와 사는지 였다. 



회사 선배: 신입사원은 어디 살아요?

나: 저는 회사 근처에서 독립해서 살고 있어요.

회사 선배: 혼자 살아요? 부모님은 어디 사시는데?

나:  경기도 부천에 계세요.

회사선배: 그럼 그냥 통근하지 뭐 하러 나와 살아요. 돈도 많이 들고, 여자 혼자 사는거 무섭지 않아요?

나: 통근도 너무 힘들고, 혼자 사는게 편하고 좋아요!

회사선배: 결혼할 때 독립해도 늦지 않을텐데, 밥은 잘 먹고 다녀요? 등등



사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왜 혼자 살기를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인해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얘기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독립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을 얘기하고,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읽고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혼자 사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제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살다 보면,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저절로 해결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작게는 아침식사부터 크게는 어디에 살지조차 이미 주어진 환경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혼자 살아가고자 하는 순간부터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살지를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게 된다. 선택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따라오는건, 그 선택하는 주체인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사람들도 좋아하고 밝고 잘 웃고 사람들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것 같다고 말들을 하곤 한다.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혼자 살다보니 나라는 사람은 사람들과 무리지어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만의 시간이 항상 필요하고, 내가 원하는 걸 선택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어쩌면 예전부터 어렴풋하게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고요한 시간이 많아지고, 그 시간을 통해서 좀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이런 성격 뿐만 아니라, 취향도 더 정확히 알게되었다. 먹는 것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안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친구와 함께 있거나, 가족들과 있으면 뭘 먹을지도 선택할 때 함께 정하게된다. 그러다 보면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걸 선택하고, 친구가 먹고 싶은걸로 배려 하면서 정작 내가 정말로 뭘 좋아하는 지 모를 수 있다. 나는 내가 돈까스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친구들이랑 있을 때면 돈까스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돈가스가 나와도 곧잘 먹었던것 같다. 그런데 내가 스스로 저녁메뉴를 선택할 때, 돈까스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돈까스를 먹고 나서 내가 속이 불편해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혼자 있을 때면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고 선택하고, 더 나에게 집중해서 선택을 하기 떄문에 내 취향도 더 정확하게 알아갈 수 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첫 번째로 내 돈을 어디에 쓸지 선택한다. 그것은 내가 돈까스 먹기 위해서 돈을 쓸 것인지, 피자를 먹기 위해서 돈을 쓸것인지를 의미한다. 더 크게는 여행을 가기 위해서 돈을 쓸 것인지, 아니면 그 돈을 저축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고민한다. 돈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최대의 만족을 얻기를 바랄 것이며, 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점점 가치관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번째는 바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선택한다.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있는 시간을 우리는 독서를 할 수도 있고, 운동을 갈 수도 있고 자기계발을 위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혼자 산다면 그 선택의 폭이 조금더 자유로워 질 수 있고,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로지 본인만을 위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리며, 편안한 상태인지 실험해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지 관찰해 볼 수 있다.


결혼 후에는, 많은 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을까? 많은 시간 배우자를 배려해야 하고, 배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질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본인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을 잘 알기 위해서 역설적이게도 혼자살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관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필요하다. 나에게만 집중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해보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현재의 내가 되고, 그리고 그 선택들을 통해서 나의 가치관이 뚜렷해 질 수 있다.  그 경험들을 통해서 내가 만들어온 기준들과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쌓다보면 미래에 조금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