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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가장 보통의연애

by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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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연애] 영화를 보고난 후, 리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나도 모르게 별을 다섯개나 붙여버렸다. 그냥 나는 이 영화가 너무 좋았다. 캐릭터의 심리를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좋고, 캐릭터들을 그냥 바라보는게 좋았다. 영화에서는 캐릭터들의 과거의 연애에 대한 정보들을 적나라하게 주지 않는다. 괜객들이 그 속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재훈의 전 연애는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서 왠지 모르게 길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제목이 추구했던 것과 같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고, 누구나 하고 있는 그런 보통의 연애를 표현하고자 목표를 이룬것 같다. 우리 현실 속에서처럼 창피하고 찌질하고 민망한 그런 상황이 영화에서도 벌어지고, 오해가 생기고 상처받고 그래도 그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그리고 두 주인공들이 그냥 더 이상 서로 상처주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둘이 잘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1. 캐릭터

(1) 다른 것 같은데, 같은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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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훈은 헤어짐에서 벗어나는게 너무 어렵다. 그래서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술을 먹으면 매일 연락을 하고, 매달린다. 그 사람밖에 없는 것 같고, 확실을 가졌던 그 사람에게 상처 받았지만, 그래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반면에 선영은 너무 쿨하고, 사랑이 쉬운 것처럼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재훈은 묻는다. 사람을 만나는게 뭐가 그렇게 쉽냐고, 그리고 선영은 답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쉬웠겠냐고. 언뜻보면 이 주인공들은 굉장히 달라보인다. 그리고 처음에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선영은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재훈이 바보같고, 재훈은 저렇게 전남자친구에게 매몰찬 선영이 너무 차갑다.



그런데 서로를 조금씩 겪다보면서 그들은 서로가 닮아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다보니, 재훈은 선영이 꼭 자기같고, 선영도 바보같은 재훈이 꼭 자기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끌린다. 그들은 속 깊숙히 있는 내면은 굉장히 닮아있는데, 단지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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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선영: 강아지인데 고양이 같아 보이는 여자 주인공

예쁜 외모에 바람이 불면 날아갈것 같이 마른 선영은 누가봐도 매력적이다. 지켜줘야 할것 같고, 항상 추운것 같고, 뭐라도 먹이고 싶은 선영이다. 항상 쿨한 척 하지만 여리고 정이 많은 선영에게는 살면서 많은 남자들이 다가왔을 것이다. 그런 경험들로 인해서 선영은 남자들에게 더 쎈척하고, 철벽을 치는 습관이 든것 같다. 그런 모습들이 재훈에게는 굉장히 거슬린다. 본인은 강아지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고양이 같은 그녀가 신경이 쓰이고 자꾸 눈이 간다. 그런 재훈을 선영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재훈이 자신이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선영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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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은 "나는 그냥 사랑에 환상 같은 게 없어요","그놈이 그놈이고, 남자는 많이 만나볼 수록 좋고 그런 옛말이 다 맞는 것 같아요."라고 표현한다. 선영은 사랑은 쉽고 만남도 쉽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를 들여다 보면 그녀는 굉장히 겁도 많고 사랑의 상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어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진정한 사랑이 아니면 어떡하나, 겁을 내고 도망치는 그런 습관이 있다.

그러나 선영 또한 재훈과 같은 강아지 같은 사람이다. 좋으면 바보같이 다 주고, 주인이 밀어내도 다시 다가오는 강아지같아서 그런 상처도 받아왔던 거다. 그러다보니 내면과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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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포장마차에서 술을 먹은 두 사람은 둘이서 6병은 마셨는지 술에 잔뜩 취했다. 같이 자니 안자니, 옥신각신하다 재환이 그랬다.

이재훈: "너랑 안자!! 너는 내 스타일이 아니야!"

오선영: "그래? 너는 내 스타일인데..."

이재훈: "진짜?"


근데 이 대화들이 오 간 다음날 선영은 술에 잔뜩 취해 기억이 안 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이때 재훈은 선영이 술을 몰래 버렸고, 그렇게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에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나서 재훈은 선영이 진심인지, 장난인지, 헷갈리고 나중에는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어 배신감 마저 느낀다.


그런데 나는 이 대목에서 선영이 100% 장난을 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선영이 술을 버렸다고는 해도 그 상황에서 1~2병은 마셨을 테고, 술의 힘을 빌려 진짜 속마음이 나온것 같다. 자신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짠하고 진정한 사랑을 믿는다는 재훈에게 아마 호기심을 느낀 것 같다.


(4) 이재훈: 강아지인데 누가봐도 강아지 같아 보이는 남자 주인공

재훈은 사랑은 안 쉽고,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해서 사는게 정말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직전 약혼자의 외도로 파경을 맞았지만, 약혼자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보다는 자신이 파혼 당했다고 말하고 다니는 그런 의리파이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도 상처는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랑도 만남도 쉽지 않은 그였지만, 선영에게 조금씩 마음이 간다. 자신과 닮아있는 선영이 안쓰럽고, 감싸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래도 청계산을 다녀온 날, 하룻밤을 같이 보낸 후에도 재훈 몰래 모텔을 빠져나가는 선영을 알면서도 모른척 해주는 재훈은 도망가는 선영을 그냥 놔준다. 선영에게 시간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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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연애의 두 사람은 꼭 다른 사람들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속, 둘러쌓여있다. 과거부터 시달려왔던 루머로 회사를 그만 둔 선영을 또 다시 보고 있자니, 재훈은 속에 터진다.선영을 옆에 두고 지켜주고 싶다. 재훈은 맞다고 생각하면 또 바로 직진하고 표현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사랑과 만남이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그냥 좋으냐, 싫으냐가 확실한 재훈은 좋으면 그냥 가는거다. 나는 재훈이라는 사람은 내면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은 밀어내면 바로 돌아선다. 재훈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또 강아지처럼 선영에게 다가가 이번에는 도망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선영이 자신에게 확신이 들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준 것 같다. 앞에 영화에서 복선처럼 나온다. 연락을 안하면 3개월 내에 연락이 온다고. 그리고 그 3개월동안 재훈도 전 약혼자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미련과 미움을 다 털어버리고, 서로의 앞날을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관계로 정착한다. 그리고 3개월 후에 선영에게서 연락이 오고 그들은 보고싶어다고 말하고, 환하게 웃었다. 특별한 연애가 시작되는 그런 순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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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총평

가장 보통의 연애라는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두 배우가 너무 좋아서 예전부터 보고 싶었다. 금요일의 피로를 풀고자, 영화를 봤는데 그 영화의 푹 빠져버렸다. 재밌는 영화를 만나면 기분이 너무 좋다. 캐릭터들이 너무 좋고, 두 배우 모두 믿고 보는 배우다 보니, 그런지 인간적인 면이 너무 좋다. 현재 TV에서 10,000원이라는 가장 비싼 금액이라서 사실 좀 망설였다. 이 영화를 10,000원 주고 보는게... 사치를 부리는건 아닌지. 10,000원을 주고 내가 2시간 동안 즐거울 수 있다면 그래도 가치 있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보게 된 영화인데 2시간이 아니라 지금 10시간은 즐겁다! 평소에 두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이 배우들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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