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스트리트>

청춘 멜로 음악 영화

by KIM작가


영화 싱 스트리트는 전형적인 청춘 멜로물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코너는 집안 사정상 전학 가게 된 학교에서 여주인공 라피나를 처음 만난다. 매일 아침 기숙사 앞에 도도하게 서 있는 라피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 코너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밴드를 한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델 지망생인 라피나를 위해 뮤직비디오 주인공 역할을 제안한다. 급기야 코너는 학교 친구들을 모아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그녀를 위해 노래를 만든다. 첫눈에 반한 여자를 위한 코너의 노력은 그렇게 시작되고 이야기는 전개된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코너의 첫인상은 풋풋하다. 뽀얀 얼굴에 더벅머리를 하고 교복을 차려입고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에 반해 라피나는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인다. 한껏 볼륨을 띄운 파마머리에 진한 화장, 그 당시 부릴 수 있는 멋은 다 부리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코너에 비해 세련되었다. 그리고 라피나에 대한 인상은 ‘The Riddle of the model'이라는 곡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길모퉁이에 서 있는 그녀 마치 천사가 변장한 듯 가까이 다가가 보니 위험한 눈을 가진 그녀 모델이라 말했지” 코너와 함께 서 있는 투 샷은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을 어떻게 엮어 나가게 될지 궁금증마저 자아낸다.


라피나와 코너의 형 그리고 밴드 멤버들은 코너를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들이다. 라피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고 살던 풋내기 코너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뮤즈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틀을 박차고 나오도록 변화시켜 준다. 코너의 형은 뮤즈를 통해 받은 영감을 노래로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마지막으로 밴드 멤버들은 함께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연주하면서 코너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리고 이들도 코너와 함께 성장해 간다.


영화는 멜로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엄격한 학교 규율에 맞서는 코너의 모습을 그리면서 주변 인물들과 함께 점차 성장한다. 코너가 반항을 마음먹게 된 것은 ‘갈색 구두’에서 시작된다. 첫 등교 날 코너의 갈색 구두를 본 수사는 교칙에 맞는 검은색 구두를 신고 오라고 강요한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당장 검은색 구두를 살 수 없다고 말해보지만 수사가 말한 것은 제안이 아닌 명령이었다. 코너는 구두를 검정 물감으로 색칠한다. 그리고 밴드에 빠지면서 서서히 변화해 간다. 그러나 머리를 염색하고 밑은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등 남자답지 못한 코너의 모습은 수사의 눈 밖에 난다. 급기야 수사는 코너를 화장실로 강제로 끌고 가 세면대에 머리를 처박고 억지로 씻도록 만든다. 이에 대응해 코너는 음악으로 반항한다. 학교 강당에서 마지막으로 자신을 괴롭힌 백스터 수사에게 날리는 'Brown Shoes'라는 노래가 그것이다. 노래 가사 “치마를 입은 네가 뭐라 할 자격이나 있니”에서는 통쾌한 전율이 느껴졌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코너를 상징하는 색은 ‘갈색’이다. 벗어날 듯 벗어나지 못하는 촌스러운 코듀로이 갈색 재킷과 신발은 코너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혼을 준비하는 부모님과 정신적 지주이지만 밖으로 나가지 않는 형. 코너의 상징은 라피나를 만나고 그 당시 유행하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한 꺼풀씩 벗겨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라피나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코너는 여전히 갈색 코듀로이 재킷을 입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코너의 자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포트폴리오만 손에 쥐고 자그마한 보트를 타고 떠나는 런던행은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코너는 자아를 찾아 입고 새로운 세계인 ‘런던’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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