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거짓말

by 강민영

최근의 일상은 밝게 점화되었다가 빠르게 소멸되는 나날의 반복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감정을 나누고 꿈꾸고 기대면서도 그 감정이 밤과 낮의 그늘에 따라 밝게도 어둡게도 변하는 크리스털 컵 같았다. 튼튼하고 예쁘게 세공되었으나 놓인 공간에 따라 천차만별의 성격으로 변환되는, 이를테면 어두운 벽장 안에 놓여 있으면 아무런 쓸모도 성능도 없는 그런 크리스털 컵 말이다. 현상과 현재를 잊기 위해 반짝거리는 척 하지만 사실 돌아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고 그곳을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따금씩 그걸 부정하고픈 반짝임을 줍고 기워 입는, 때로는 크리스털, 때로는 유리, 때로는 플라스틱. 몸통을 이루는 재질이 무엇이든 찾아 입는 겉옷만으로 행복하거나 아련하고 때로는 슬프게 사랑에 빠진 표정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과연 괜찮은 삶일까.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활자와 언어로 예쁜 벽돌을 만들어 그 사이사이의 틈을 채우는 작업을 반복하는 일상을 이어왔다면 이쯤이면 '그게 나야'라고 이야기할 권리나 명목이 있다고 해도 좋은 것이 아닐지. 변명과 방어로 하루를 마감하며 자리에 누워 내일 찾아올 걱정을 베고 잠이 들기를 바라는 모습은, 참 어리석게 느껴지다가도 더할 나위 없는 생존력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나는 그 일에 취해 요즈음을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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