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이번 에미상 코미디 부문의 수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테드 래소>. 영화 출연작으로 이렇다 할 대표 작품은 없지만, SNL(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쇼)이 배출한 스타인 제이슨 서데이키스가 주연을 맡았고, 명실공히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로 자리 잡고 있다. 애플TV+ 독점으로 2020년 8월부터 방영을 시작했으며, 현재 시즌 2까지 방영되었다. 제이슨 서데이키스 외에 주노 템플, 브렛 골드스틴 등 다양한 영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의 유명 미식축구팀의 코치인 '테드 래소(제이슨 서데이키스)'는 뜬금없이 영국 축구팀 'AFC 리치먼드'의 감독으로 채용된다. 지금까지 축구팀을 지도해 본 경험이 전무하고, 영국 생활에 대한 지식도 없는 테드 래소. AFC 리치먼드의 새로운 구단주 리베카(한나 워딩엄)는, 자신과 이혼한 전 남편 루퍼트가 엄청난 애정을 쏟은 이 축구팀을 소위 '망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테드 래소를 기용한 것.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AFC 리치먼드를 사이에 두고, 선수들과 감독, 그리고 구단의 중심인물들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진행되며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화합'하게 된다.
시즌 1에는 테드 래소가 AFC 리치먼드의 선수들과 구단에 섞여 적응하는 모습을, 시즌 2에는 테드 래소를 중심으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거나 극복하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전형적인 코미디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서사가 무척 탄탄하고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있어, 시즌 2까지 무리 없이 쭉 이어볼 수 있다. 쓸데 없는 유머를 넣거나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는 연출, 그리고 무난하게 스며들며 서로를 이해하는 따듯한 드라마적 결말을(아직 종영하지는 않았으나) 가지고 있다는 게 <테드 래소>의 최대 장점. 무엇보다 주연인 '테드 래소'를 연기하는 제이슨 서데이키스의 올곧고 '선함'을 표출하는 연기가 큰 호소력이 있었으며, 그를 중심으로 각자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조연들의 합과 핑퐁이 아주 좋았다. 때문에 코미디 드라마를 보고 있다기보단 가끔씩 '쇼'를 보는 듯한 기분을 자아내게도 하는데, 모든 에피소드들의 결론이 따듯하고 긍정적인 결말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말 그대로 '기분 좋게' 관람할 수 있는 시리즈 드라마. 회당 30분 남짓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라 더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미식 축구 감독이지만, 첫 시즌의 첫 에피소드부터 축구 감독을 맡기 때문에 미식축구 경기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주가 되긴 하지만, 이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 사실상 축구 경기 장면의 대다수는 실제 경기에서 잘 보이지 않는 코미디적 장면을 연출한 것이 많기 때문. 축구라는 스포츠가 주가 되는 드라마다보니 경기 규칙이나 기본적인 룰을 알고 보면 물론 한층 더 재밌다. 개인적으로 축구 구단의 선수들에 관련된 에피소드보다, 선수의 애인이었다가 구단의 중요한 역할을 맡는 킬리와, 새로운 구단주 레베카의 관계가 정말 좋았다. 한번 시작하면 앉은 자리에서 계속 보게 되는, 마성의 드라마. 가히 올해 에미상의 '황제'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