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에놀라 홈즈 2>. 2020년에 <에놀라 홈즈>를 추천작으로 포스팅한 적 있는데, <에놀라 홈즈 2>는 그의 속편이다. 전작 <에놀라 홈즈>가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많은 인기를 끌었고, 그때 바로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 다음 해인 2021년 하반기에 촬영을 시작해 2022년 초반에 촬영이 마무리되었고, <에놀라 홈즈 2>는 지난 2022년 11월 초에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었다. 전편과 동일하게 해리 브래드비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연인 밀리 바비 브라운, 그리고 헨리 카빌과 헬레나 본햄 카터 등 굵직한 조연들이 전부 다시 속편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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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 2>는 밀리 바비 브라운 원탑의 추리물로, '고전 하이틴'으로 갈음된다. 가볍고 엉뚱하지만 전작이나 이번 속편에서 다루는 주제 자체는 무겁고 진중한 편이다. <에놀라 홈즈>에서는 선거법을 두고 초기 페미니즘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영국 근현대를 배경으로 했으며, 속편인 <에놀라 홈즈 2>에서는 이 흐름을 이어 여성들의 노동 운동에 관해 다룬다. 영화 초반에 '어느 정도 실화에 기반했다'고 소개하는데, <에놀라 홈즈 2>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1888년 영국에서 일어난 '성냥 소녀들의 투쟁(Matchgirls' strike)를 중심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 첫 번째 사건(전편의 사건)을 해결한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 브라운)가 오빠인 셜록 홈즈(헨리 카빌)을 따라 탐정 사무소를 열게 되는데, 손님 하나 없어 머리를 쥐어뜯는 와중에 바로 이 성냥 공장에서 일하는 소녀가 에놀라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에놀라가 이 사건 조사에 착수하기 위해 성냥 공장에 잠입하며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에놀라 홈즈 2>는 전작에서 다소 느슨하게 느껴졌던 추리와 수사 연출들을 보완하며 전작을 뛰어 넘는 속편이다. 전편이 에놀라가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다소 독특한 전개와 배경에 비해 연출이나 서사 자체가 유려하지 못했다면, 후편인 <에놀라 홈즈 2>에서는 그 부분들이 대부분 개선되어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들었다. 고전의 클리셰적 연출과 더불어 영화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 엄마에게서 딸로 전해지는 지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과 복선들이 전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나 작품성이 높아 오래 기억될 만한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전작보다 밀리 바비 브라운의 '에놀라'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도 높아졌고 전반적으로 안정화되어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영화로 계속해서 시리즈화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 모든 걸 진심으로 하드 캐리하는 밀리 바비 브라운의 역할이 <에놀라 홈즈 2>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가장 큰 공을 차지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