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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Feb 27. 2023

이번 주 애플TV+ 추천작 - <샤퍼>


이번 주 추천작은 애플TV+ 오리지널 무비인 <샤퍼>. A24 제작사의 작품으로 범죄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줄리안 무어와 세브사찬 스탠, 저스티스 스미스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주로 TV 시리즈 에피소드를 연출했던 벤자민 카론의 작품. 애플TV+에는 2월 17일부터 공개되었는데 꽤 흥행하고 있다. 제목 '샤퍼'는 영화 초반의 설명에 나오듯 '빠른 두뇌회전으로 살아가는 사기꾼'을 의미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톰과 서점에 우연히 들른 산드라가 서로 호감을 느껴 사랑에 빠지지만 곧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중심으로 톰, 산드라, 그리고 맥스와 매들린 네 사람의 얽힌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톰을 시작으로 산드라, 맥스, 매들린까지 각 주연들의 시점과 상황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이 숨기고 있거나 일부러 속였던 과거 또한 드러나게 되는 형식이다.


<샤퍼>는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사건과 상황들이 두 번째 챕터인 '산드라'로 넘어가고 나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사건의 시작은 결국 '돈' 때문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결국 감정적인 문제로 틀어져 악화되고, 여기에 전혀 예기치 못한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샤퍼>는 중반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변수가 가득하고 복선이라 생각했던 것이 여러 번 틀어지며 자동적으로 영화를 보며 추리를 하게 되는데 이 흐름이 몹시 흥미롭다.


속도감 있고 안정적인 연출이 다소 뻔하게 흘러갈 수 있는 서사를 잡아주었다는 장점도 있다. 사기극의 정수가 드러나면서부터 영화는 급물살을 타고 몰아치는데, 다소 무난한 결말을 선택했을지언정 결말까지 가는 방법은 결코 무난하고 무던하지 않다. 사기꾼 이야기가 주인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나 도둑들의 이야기인 <오션스 일레븐> 등의 작품이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액션과 코미디가 빠지고 비교적 건조한 스릴러적 분위기를 유지하는데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편이라 킬링타임으로 손색이 없는 영화이기도. 영화의 중반에 등장해 모든 분위기를 휘어잡는 줄리언 무어의 연기는 당연지사 영화에 활력과 재미를 불어넣어 주었다.


'범죄 스릴러'를 표방하긴 하지만, <나이브즈 아웃>처럼 추리와 개연성이 촘촘하게 다져지지 않은 것이 좀 아쉽다. 다만 이렇게 장르적인 재미가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유려한 연출과 길지 않은 러닝타임, 그리고 주조연들의 연기가 그를 커버하기에 전반적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주인공 네 명의 캐릭터가 각각 무척 매력있고, 이게 결국 <샤퍼>의 단점을 커버하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던 방법이자 도구였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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