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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Mar 08. 2020

올해도 그대와 함께 벚꽃을

조금이나마 행복한 기다림이 되기를

# 봄 하면 떠오르는


달력이 3월로 넘어가고 롱 패딩들도 하나둘씩 옷장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잠깐 꽃샘추위도 왔지만 날씨는 이제 완연한 봄 날씨를 찾은 거 같다. 그리고 봄 하면 떠오르는 것이 거리를 분홍빛으로 물드는 벚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 벚꽃 개화시기는 평년보다 5~8일 정도 빠르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는 3월 20일 정도, 서울은 4월 5일쯤이며 벚꽃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하여 포털 메인에 올라올 법한 벚꽃 기사들도 올해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학교 개학이 연기되었고 일부 직장은 폐쇄되다 보니 사람들의 발길도 많이 줄어들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로 인하여 올해는 사람들과 약속을 잡기도, 무언가를 계획하기도 참 어려운 3월이 된 거 같다.


# 벚꽃이 피면


벚꽃으로 물든 거리는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다. 썸 타는 남녀 연인이 되고, 커플들 포토존 앞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 명소를 향한다. 안부만 묻던 가족도, 술 마실 때만 보던 친구도, 집만 뒹굴던 강아지도 오래간만에 만나 소중한 추억을 남긴다.


나 또한 벚꽃을 생각하면 말랑말랑한 옛 추억이 떠오른다. 특히 기억나는 한 해는 전역하고 대학에서 맞이한 벚꽃이었다.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후배와 함께 도서관 앞 벚꽃길을 몰래 걸었던 추억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련하게 떠오른다


올해는 옆구리가 빈 체 벚꽃을 맞이하지만, 말랑해진 감성으로 브런치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거 같다


# 그대와 함께 벚꽃


올해는 작년처럼 벚꽃축제가 많지는 않을 거 같다. 지자체에서도 코로나 장기화 우려로 인해 계획되어 있던 행사들을 취소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꼭 벚꽃축제를 가야만 벚꽃을 제대로 즐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벚꽃축제가 주는 분위기와 즐거움도 있지만, 벚꽃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기에 아름답게 기억되는 게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끼더라도 같이 붙어있지는 못하더라도, 벚꽃을 함께 맞이하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나름 행복한 일 아닐까?


갈수록 확산되고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이는 코로나 때문에 맘이 지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코로나도 역사적으로 유행했던 모든 질병들이 그랬듯이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 생텍쥐 페리 '어린 왕자'에는 중에는 아래와 같은 대사가 있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이윽고 네시가 되면

나는 무척 행복해질 거야

너로 인해.

너를 기다림으로

행복의 가치를 알게 되는 거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것만이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행복한 기다림으로 맞이했으면 한다


벚꽃은 올해도 활짝 필 예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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