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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Feb 06. 2020

퇴위

King 이고 싶어했던 Queen :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Abdication라는 단어는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국왕이 자신의 지위를 포기할때 자주 쓰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부정적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국왕이 대관식을 할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신께서 국왕에게 왕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그 왕권을 가져갈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한분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의무를 인간인 국왕이 버리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관념이 강햇을 것입니다. 


크리스티나가 퇴위를 하게 된 직접적 원인은 바로 그녀가 가톨릭으로 개종했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법률상 루터파 신앙을 가진 사람만이 왕위에 오를수 있었으며, 크리스티나가 스웨덴의 군주로 있는한 절대 가톨릭으로 개종할수 없었습니다. 결국 크리스티나는 개종하므로써 자신의 왕위를 포기합니다.



말을 타고 있는 크리스티나, 이런 기마초상화는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티나가 "가톨릭에 너무나 호감을 가져서 왕위를 버렸다"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크리스티나의 상황을 보면 그녀가 가톨릭에 호감을 가진것은 결국 그녀 스스로 왕위를 버리기 위한 일련의 과정중 하나였을 뿐이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자라면서 크리스티나에게는 개인적인 시련이 여러가지 주어지게 됩니다. 어린시절 아버지가 사망했기에 왕위에 올라야햇으며, 그녀의 어머니는 오래도록 딸과 소홀했었다가 나중에는 스웨덴을 버리고 숙적인 덴마크로 도망가기까지 했었죠. 크리스티나의 삶에서 이런 개인적 불행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을 것입니다.그녀는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쌓인 나라의 군주였으며, 위대한 아버지의 기억을 잇는 신하들에 의해서 왕위에 올랐습니다. 크리스티나는 군주로써 교육을 받았지만 이것은 그녀에게 자신의 성인 "여성"이라는 사실이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라고 여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크리스티나는 남자옷을 입고 보통의 숙녀들이 아닌 남자들처럼 행동했던것도 자신이 남성이라면 신하들이 훨씬더 자신을 군주로 인식했을것이며 자신을 더 잘 따랐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결국 크리스티나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매우 좌절감을 느끼면서 살았을 것이며 이것은 그녀가 군주로써 자신의 삶을 고민하게 했을 것입니다. 또 종교가 삶을 지배하는 철학중 하나였던 시기에 종교에 대한 고민 역시 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녀의 좌절감을 만들거나, 그녀의 이런 좌절감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 모두가 루터파였으며 결국 이런 상황은 그녀가 루터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느끼는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교류하면서 존경했던 학자들 상당수가 가톨릭이었으며, 또한 외교적으로 에스파냐나 포르투갈 궁정 같은 가톨릭 궁정에서 크리스티나에게 호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옷을 입은 크리스티나




또 크리스티나의 건강 역시 그다지 좋지 못했는데 이런 상황은 크리스티나가 좌절감을 느끼고 무거운 짐처럼 생각되는 왕위를 버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1653년 크리스티나는 이제 퇴위할것이라는 의사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이미 사촌인 칼 구스타프를 왕위계승자로 만들었으며, 자신이 왕위에서 물러난다면 그가 왕위에 오를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크리스티나의 신하들은 그녀가 마음을 바꾸길 원햇지만 크리스티나는 더욱더 확고히 퇴위를 결심합니다. 그리고 1654년 6월 6일 웁살라 성에서 퇴위의식을 치뤘으며 다음날 크리스티나의 사촌인 칼 구스타프가 스웨덴의 국왕으로 즉위합니다.



스웨덴의 옥좌, 크리스티나의 즉위식때 사용한 옥좌로 마그누스 드 라 가르디가 여왕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크리스티나는 자신의 무거운 짐인 스웨덴의 군주로써의 지위를 벗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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