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취미가 언젠가 의미가 될지도 모른다.
흔한 우스갯소리가 있다.
남자는 게임 CD를 한가득 쌓아 놓고 말한다.
“할 게임이 없네.”
여자는 옷장을 가득 채워 놓고 말한다.
“입을 옷이 없네.”
그래서 난 자격증을 가득 쌓아 놓고 이렇게 말한다.
“쓸 데가 없네.”
보통 사람들이 즐겨 하는 취미생활이라 하면 운동, 게임, 드라마 등등 여러 가지가 있고, 사람들은 돈을 써가며 취미활동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직업이 다양해져서 이런 취미를 근간으로 하는 직업들도 존재하며 취미와 직업을 일치시킨다는 ‘덕업일치’라는 표현도 존재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즐겨 하던 취미를 직업으로서 하게 된다면 과연 그 일이 즐거울까?
똑같은 일도 성과의 압박을 느끼며 돈을 벌면서 하면 그건 ‘즐거운 취미’가 아닌 ‘하기 싫은 업무’가 된다. 물론 세상에는 일을 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일부 사람도 존재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하기 싫어한다. 즉, 취미생활이란 냉정하게 말하자면 ‘돈을 써 가며 즐거움을 찾는 행위’이지만 이와 동시에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인생에 별 쓸모는 없지만,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쏟는다.
물론 사람이 인생에 도움 되는 쓸 데 있는 일만 하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뭐라든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해야 인생이 더 즐거워지고 삶의 낙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난 항상 ‘쓸 데 없는 짓을 해야 재밌다.’는 마인드로 살아왔고, 쓸데없는 일에 돈과 시간을 투자한 결과가 자격증으로 남았다. 내가 하는 행위가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냥 재미로 하다 보니 결과가 눈에 보이게 남았다.
흔히들 말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거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그런데 그 ‘기회’는 도대체 언제 오는 걸까? 무엇을 준비해야 ‘준비된 자’가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정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래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들 하지 않는가? 자신의 인생에 어떤 기회가 어떤 형태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아직 내 인생에 기회가 왔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기회가 왔을 때 그 형태가 내가 지금껏 취득한 자격증과 관련이 있다면 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나의 자격증들은 끝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적어도 내 시간과 열정은 자격증으로 남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