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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쩔기자 Apr 18. 2019

"상사와의 술자리가 좋을 순 없지"

[김 과장은 왜 그럴까⓵]

김 과장은 술이 좋은 것일까? 술 자리가 좋은 것일까?


간만에 동갑내기 취재원을 만났다. 30대 중반. 어중 뜨게 직장생활을 하고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조직에선 나를 '허리'라 부른다. 연차는 어느덧 10년차.

 

"그 연차에 이런 것도 몰라?" 하고 소리치면


"네 몰라요!" 하고 되받아치고 싶지만


그저 입에서만 맴돈다.

 

머리에 새치가 나기 시작하는데 흰머리가 아니고 '새치'이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니오' 뽑아버릴 수 있는 나이.


너도 나와 같니?


같은 나이라는 말에 근거 없는 친밀감에 휩싸인다.


[사진=pixabay]


"전, 술을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술자리에 앉으면 1~2병은 일단 먼저 먹고 시작하죠."


"술이 좋은 거예요? 아니면 술자리가 좋은 거예요?"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술자리가 좋은 줄 알았죠.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임원들하고 함께 술 마셔야 하는데 그게 어떻게 좋을 수 있죠? 술자리 좋아한다는 사람은 제대로 직장생활 못 해본 사람들일 거예요."




'아...개공감'


수습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술 못 마시면 반쪽짜리 기자"


취재원을 먼저 취하게 해 그 입에서 '팩트'를 들었다던 고참 기자들의 수많은 무용담.


대체 왜! 내가 수습 땐 '김영란법'이 생겨나지 않았던 거죠?


'술 예찬론'을 가장 강력하게 펼치며 술을 강요했던 고참기자는 어느 날 점심 술자리에서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더랬지.


송장처럼 누워서 떠먹여주던 죽을 먹던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해.


[사진=pixabay]


"병원에선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혈압이래요. 15년을 꼬박 그렇게 술 퍼마시면서 살았으니. 30대 중반에 고지혈증도 있고, 종합병원 심장학과도 다니고 있어요. 이젠 진짜 술 마시면 안될 것 같아요."



그래요 김 과장, 우리 아직 허린데 머리까지 올라가려면 건강해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 건강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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