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우아함은 같다.

by 즐겨버킷




나이와 우아함은 같다.


우아함이란 이제 갓 사춘기를 벗어난 이들의 특권이 아니라, 이미 스스로의 미래를 꽉 잡고 있는 이들의 것이다. _코코 샤넬


우아함은 나이와 무관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고, 더 단단해지는 것이 우아함이다. 코코 샤넬의 말처럼, 우아함은 단지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20대의 우아함과 40대, 50대의 우아함은 또 다르다.


젊은 시절, 우아함은 나에게 막연한 동경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늘 단정히 차려입고 완벽한 미소를 지으며, 느리고 한 톤 낮은 말투와 손짓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우아함의 전부라고 믿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깨달았다. 우아함은 단지 외적인 꾸밈새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겉모습에 있지 않다는 것을. 경험이 쌓이며 나만의 우아함을 찾아가는 과정이 진짜 우아함임을 알게 되었다.

29살에 결혼하고 30살에 첫 아이를 낳았다. 아이 친구들 엄마들에 비해 나는 어린 엄마였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젊은 엄마로 보인다는 느낌이 있어 나이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외모의 변화가 느껴질 때면 어쩐지 불안감이 찾아왔다.

마흔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40대에 접어드니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라는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름 하나, 흰머리 한 가닥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나는 여전히 또래 엄마들보다 젊어 보일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나이를 숫자에 불과하다고 여기려 하지만, 점점 나이 드는 자신을 부정하려는 마음이 커져갔다.

우아함은 나이 들수록 더 진해지는 색감 같은 것 같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빚어낸 도자기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표면에 스며 나온다. 내가 걸어온 길과 견뎌낸 시간들이 우아함이라는 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깊고 진한 색을 품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 그것이 나의 우아함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우아함이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태도에서 비롯됨을 배웠다. 이제는 감정과 생각을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 타인의 시선에 일희일비 하지말자. 남들은 내 나이에관심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에도관심이없다. 나는 그냥 나로 살면 된다. 당당하게 나이가 먹을수록 우아하게.


나이와 우아함에 대한 나의 시선은 더 확실해져 한 방향으로 간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삶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얼마나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지 깨달았다. 겉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듯 보이지만, 속에서는 수없이 많은 고민과 선택을 통해 우아함이 비춰지게 되었다.

최근 본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드라마에서 인생에서 노란색 경고등이 깜박거릴 때 회를 보며 아직 남아있는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44살, 나만의 우아함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 코코 샤넬의 말처럼, 우아함은 그저 젊고, 외형적인 모습이 아닌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자신만의 색을 찾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느낌이다.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을 두고 가셨을까? 궁금해하며 포장지를 뜯을 때 그 설레임. 우아함은 내게 그런 설레임을 준다. 나이가 한살 한살 늘어나면서 나의 우아함은 빨강인가? 파랑인가? 노랑인가? 내가 띄는 그 색은 어떤 색일지 설레이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

나는 더이상 흰머리에 울지 않는다. 그리고 나답게 사는 오늘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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