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에서 시작한 AI 플랫폼 도전기 8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대표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줌 미팅에 한 분 더 참석하실 예정이에요."
"누구시죠?"
"PD님이세요. 영상 제작 쪽에서 경험이 많은 거 알고 있죠? 우리 회사 영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예정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영상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 시작은 유료 광고로 하고 있지만 거기에만 기댈 수는 없다. 유료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영상으로 무료 트래픽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화면 속에서 네 개의 얼굴이 각자의 프레임을 차지했다. 대표님, L, 새롭게 합류한 PD님, 그리고 나. 평소보다 사람이 많은 줌 미팅이었다.
"굿모닝입니다, 다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늘은 특별히 PD님도 함께해 주셨네요."
대표님이 소개해주셨다. "PD님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시고, 영상 제작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에요. 회사 유튜브에 많은 도움도 주시고 있어요. 최근 우리 AI 플랫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셨고요."
PD님이 밝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네, 반갑습니다. 이전에 L과 대표님 대화 녹화본을 봤는데, 정말 흥미로웠어요."
대표님과 L의 애드센스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부분이었다.
"L군 덕분에 좋은 콘텐츠가 나왔죠." 대표님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오늘은 웨비나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화면을 통해서도 L의 눈빛이 달라지는 게 보였다. 웨비나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지난 미팅에서도 그랬다. L은 유튜브 애드센스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대표님은 웨비나 진행을 강조하셨었다. 그 미묘한 긴장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했다.
"이번 웨비나 타깃은 명확하게 정했습니다, " 내가 슬라이드를 공유하며 말했다. "영상 편집이 어려운 사람들, 특히 프리미어 프로가 너무 복잡하다고 느끼면서도 콘텐츠를 영상화해야 하는 분들이에요."
PD님이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이셨다. "AI 영상 제작 툴이라...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프리미어 프로가 상당히 어렵기는 하죠."
L의 눈이 반짝였다. 마치 동지를 만난 듯한 표정이었다.
대표님이 맞장구를 치셨다. "맞아요. 지금 시장에는 영상 제작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우리의 AI 툴이 그들에게 해결책이 될 수 있어요."
"한 가지 중요한 점은, " 내가 계속 말을 이었다. "완벽한 한 개의 영상보다는 가볍게 많은 영상을 제작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는 거예요. 화려하지 않아도 콘텐츠와 흐름이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실제로 해외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어요." L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었다. "화려한 편집 없이도 영상 15개 정도로 100만 구독자를 가까이 달성한 채널들이 있습니다."
PD님이 L을 향해 말씀하셨다. "숏츠도 몇 개 올려봤는데, 조회수가 20만 정도 나왔어요. 근데 L군, 수익은 1만 원도 안 됐어요."
L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가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렇군요... 수익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나 보네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다시 본 주제로 돌렸다. "그래서 이번 웨비나의 핵심은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AI 툴로 어떻게 빠르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직접 보여줄 예정이에요."
"실시간 시연도 포함될까요, 팀장님?" L이 물었다.
"그럼요. 실제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니까요." 내가 답했다.
L의 얼굴에 책임감이 묻어났다. "네, 팀장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표님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좋아요. 그럼 웨비나 준비는 이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하죠. 다음 주까지 각자 맡은 부분 준비해 오시고, 다시 한번 미팅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 줌 화면을 끄기 전, 대표님이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아, 그런데 L군. 웨비나 외에도 다른 방향도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L의 눈빛이 다시 살아났다. "어떤 방향 말씀이신가요?"
"유튜브 채널 말이에요. 웨비나로 고객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튜브를 통한 자연스러운 유입도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PD님도 모셨던 거예요."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도 L의 관심사를 잘 알고 계셨다.
"정말요?" L의 목소리에 설렘이 묻어났다. "그럼 AI 툴 사용법을 시리즈로 만들어볼까요?"
PD님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오, 그거 좋은 아이디어네요. 제가 유튜브 해보니까 튜토리얼 영상들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 내가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웨비나 준비가 우선이에요. 그 이후에 유튜브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게 어떨까요?"
L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팀장님 말씀이 맞아요. 웨비나 성공이 먼저죠."
대표님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좋아요. 그럼 웨비나 이후 계획도 대략적으로 세워두고, 일단은 웨비나에 집중하죠."
모든 화면이 꺼지고 나서야 나는 진짜 숨을 내쉬었다. 오늘 회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L의 변화였다. 처음엔 단순히 AI 도구에만 관심이 있던 그가, 이제는 전체적인 비즈니스 흐름까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핸드폰에 카톡 알림이 떴다. L이었다. "팀장님, 오늘 회의 정말 유익했어요. 특히 PD님 말씀 들으니까 유튜브 현실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나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맞아요. 그래서 웨비나부터 차근차근하는 거예요. 기초를 탄탄히 해야죠."
"네! 그런데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웨비나에서 실시간 시연할 때, 혹시 실수하면 어떻게 하죠? 갑자기 긴장되네요."
나는 웃음이 나왔다. L다운 걱정이었다.
"연습하면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완벽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약간의 실수는 더 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거든요."
"아, 그런가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L군, 기억해요. 우리가 만드는 건 '완벽한 영상'이 아니라 '쉽게 만들 수 있는 영상'이에요.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한동안 답장이 없더니 L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팀장님 말씀이 와닿네요. 완벽함보다는 접근성이 우리의 핵심인 거군요. 그리고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도 기억이 나네요."
"바로 그거예요!"
그날 밤, 나는 PC를 열고 웨비나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L의 웨비나 진행 그리고 참석자와 사이트 부분 그리고 전체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확인하면서.
문득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처음 L을 만났을 때부터 오늘 회의까지. 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보람을 느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웨비나 준비에 들어간다. 랜딩페이지 최종 점검, 그리고 무엇보다 L의 웨비나 연습까지.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이상하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됐다. 우리가 만든 AI 툴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L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PC를 종료하며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성공의 기준이 뭘까. 웨비나 참석자 수? 실제 가입자 증가? 아니면 L의 자신감 회복?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