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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kang May 20. 2019

11. 깨워라, 너 안에도 있다.

학부모가 알아야 할 교육학

짧은 봄이 여름을 시샘하듯 며칠 동안 더웠던 날씨가 봄비에 자자들었네요. 

지난 시간에 우리는 '아동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구성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지난주 대학 후배인 교육학을 전공한 박사님과 연구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Fish is fish'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후배 박사님도 교육학 강의 시간에 이 동화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에드 영의 '일곱 마리의 눈먼 생쥐'이야기를 하더군요. 이 이야기도 함께 대학생들과 나눈다고. 아마 아실 거예요. 눈먼 생쥐들이 코끼리의 각 부위를 만지고 자신이 생각하는 코끼리를 이야기하죠. 어떠겠어요? 다 다르겠죠? 구성주의란 이런 것이죠. 이런 특성을 교사는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맞춰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엔 또 하나의 교훈이 있습니다. 부분이 모여서 꼭 전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체를 나누면 부분이지만,  그 부분들을 합하면 꼭 전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을 아이들에게 갖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나무도 볼 줄 알아야 하고, 그 나무들이 모인 숲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동기 유발, 서론이 길어지네요. 어제는 일요일임에도 교과서 개발에 대한 회의가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집필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교과서를 쓸 때마다 생각합니다. 내가 쓰는 교과서가 과연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맞추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교과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과서겠죠. 잘 나와야 할 텐데...


얼마 전 들려드렸던가요? 


파리

                       이현우


엄마, 엄마

내가 파리 잡을라 항께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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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는 이유

                      이중현

한석봉 엄마는

어둠 속에서도

떡을 고르게 썰었는데,

우리 엄마는

대낮에도

떡을 삐뚤삐뚤 썬다.


아이들이 쓴 시입니다.

읽고 나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죠?

아이들은 이렇게 창의적입니다. 태생부터 창의적이죠. 소설가 김영하는 TED 강연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에서 아이들은 원래 창의적이었다. 타고난 스토리텔러였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어른들에 의해 그들의 창의성은 억압받게 되어 표출되지 못했다. 그러다 사라지게 되었다. 김영하는 어릴 적 엄마에게 한 '거짓말'을 예로 듭니다. 거짓말이라는 게 하다 보면, 늘게 되죠. 어떤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했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고, 또 거짓말을 하게 되고, 반복됩니다. 거짓말의 연속이죠. 이런 거짓말은 창의적이지 않으면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이죠. 김영하는 글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한 줄의 글을 씁니다. 그다음에 쓰는 글은 앞의 글에 대해 연장, 즉 정당성, 논리적인 연결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다음 줄도...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그런 걸 매우 힘들어한다는 것입니다. 뭔가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창의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그러게 되었을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영하의 이야기도 맥을 같이 합니다. 시간이 나시면 한번 보세요. 알쓸신잡을 통해 보았던 김영하의 말빨은 여기서도 빛을 발합니다. 


https://www.ted.com/talks/young_ha_kim_be_an_artist_right_now?language=ko


오늘은 이렇게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서론이 길어졌네요. 뭐 서론이 본론이고, 본론이 결론입니다. 모든 게 이어지는 것이죠. 

창의성.

딱 한 마디로 정의하기 참 어렵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렇지만,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그렇습니다. 학자들도 창의성에 대해 정의를 미루고 있어요. 아직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것이죠. 창의성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입니다. 아직 70년밖에 연구하지 못한 영역이죠. 그럼 그 이전에는 창의성을 뭐라 했을까요? 신기한 것, 예지 능력 이런 것들을 창의성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다 창의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창의성은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확산적인 사고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요즘에는? '창의성 = 확산적인 사고 + 수렴적인 사고 + 연관적인 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확산적인 사고는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수렴적인 사고는 뭔가를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제 회의 중에 옆에 있는 후배 박사를 보니, 노트북을 꺼내 놓고 회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회의를 듣더군요. 원래 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친구는 아니었는데도요. 즉 그 박사는 수렴적인 사고가 잘 되는 친구라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 되면 노트를 밀려보기 일쑤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단골로 빌리는 후배가 있었죠. 그 후배의 노트를 보면, 어쩌면 그리도 정리를 잘했는지. 컴퓨터가 정리한 것처럼 교수님의 강의를 일목요연하게 색깔 볼펜을 이용해 하이라이팅까지...ㅋㅋㅋ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바로 창의성 중에서도 수렴적인 사고에 능한 친구들입니다. 연관적인 사고는 뭘까요? 맞습니다. '연관'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빗대어서, 비유적인 표현을 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강연을 잘하는 사람들이 참 많죠? 그 사람들의 특징은 비유를 섞어가며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눈높이를 잘도 맞추는 것이죠. 바로 연관적인 사고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어때요? 여러분의 자녀들은 어떤 사고를 잘하는 것 같나요? 

그러면 이런 창의성은 나에게도 있는 걸까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있는 걸까요? 앞서 보았던 동시를 보면 어떻습니까? 모두 있습니다. 아직 잠자고 있을 뿐입니다. 깨어야겠죠? 그럼 어떻게 깨워야 할까요? 참 쉽습니다. 많은 것을 보게 하면, 풍부한 생각, 다양한 생각, 좋은 생각이 만들어지게 마련입니다. 또 '경험 타령'을 하는 것입니다. 창의성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Mihaly Csikszentmihalyi'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깨우려면 '몰입하게 하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이 뭔가에 몰입하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창의성을 발현하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찬찬히 생각해보면, 어때요? 우리가 어렸을 적, 뭔가에 몰두했던 적을 떠올리면 그 이야기는 정답이 됩니다. 몰두하다 보면, 즐거움이 생기고, 즐거움이 생기면 몰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기게 됩니다. 물론 그 안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요. 지극히 당연하고, 지당한 것을 칙센트미하이는 이야기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뭔가에 즐거움을 느끼면 그것을 하게 내버려둬야 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그것에 몰두하게 되고 몰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창의성을 찾게 되는 것이죠.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계시죠? 어릴 적부터 학교에 가기 싫었던 스필버그. 그것을 유일하게 이해해주었던 엄마. 

"네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데 무조건 학교에 가라고 하지는 않겠다. 대신에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기만 하렴. 억지로 학교에 다닐 필요는 없단다. ~ 네가 원하고, 네가 정말로 잘할 수 있다고 생가 되는 일을 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스필버그의 엄마는 어린 스필버그에게 "안돼!"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우리는 항상 "해도 돼." 보다는 "안돼!"라는 말을 더 많이 하는데ㅠㅠ

어릴 적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스필버그. 그것을 허락하고 지켜봐 줬던 엄마. 그 안에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던 스필버그. 위대한 영화감독이 되었습니다. 몰입하면 창의성이 생깁니다. 누구나~

몰입, 아이들의 창의성을 깨우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에 몰입하게 해 주면 됩니다. 

창의성은 깨우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 즉 관점을 바꿔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같은 시각, 같은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비슷한 생각만 하게 되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을 유연한 생각이라고 하죠. 뭐 융통성이라고 해도 괜찮겠습니다. 융통성은 원래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확산적 사고'의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나무'의 입장에서 비가 오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죠. 늘 사람의 입장에서 나무를 보는 데, 나무의 입장에서 세상을 한번 바라보세요. 어떨까요? 상상이 안 가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원래 엄청 큰 작품입니다. 우리 거실 한 면을 다 차지할 정도로 큰 판화 작품입니다. 바로 이철수 판화가님의 판화 작품이죠. 아래 작품의 제목은 뭘까요? 작품 속의 나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세요. 이철수 작가님은 세상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서 작품을 그리시기도 합니다. 연관적인 사고를 잘하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이철수 작가님의 판화 작품


이렇게 우리의 입장이 아니라, 사물의 입장에서 또는 다른 입장에서 보는 경험을 많이 하면 할수록 우리는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창의성이 어느새 깨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게 참 많은데...

어떻게 할까요? 흠........................오늘은 이 정도만 하고요. 내친김에 다음 시간에도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기로 하겠습니다. 피카소도 만나봐야 하고. 송나라의 휘종 황제도 만나봐야 하고, 참 가우디로 만나야겠네요. 도저히 1회로는 끝낼 수가 없네요. 다음 시간에 '창의성 2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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