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훈련 Ver.1
어느 날, 친한 언니가 웃으며 이런 말을 건넸다.
"나는 네가 부잣집 딸인 줄로만 알았어!"
언니는 내가 아무런 마음의 상처 없이 귀하게 자란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엉망진창 내 인생'이라는 보따리 속에 꼭꼭 감춰둔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낼수록 언니의 눈은 동그랗게 커졌다.
"그랬구나.. 그런 아픔이 있는 줄 몰랐어."
남몰래 간직해 둔 마음속 이야기들을 듣고서 내 손을 꼭 잡아준 언니의 손은 참 따듯했다.
내 삶에는 고난으로 포장된 선물이 참 많았다.
4살 때 물에 빠지는 사고로 17년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천국에 간 하나뿐인 여동생,
알코올과 도박 중독으로 가정을 돌보지 못했던 아빠,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택한 엄마,
그리고 지독히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
올해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두 번이나 잃으며 삶 앞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아빠의 간암 재발과 죽음과 10년을 애지중지 키운 강아지의 죽음은 나의 삶을 끊임없이 돌아보게도, 나아가게도 했다.
매일을 살아가다보니 여느 일들이 소심하고 생각이 많은 나에게 무심히 찾아왔다.
그때마다 마음이 흔들거리다 이내 와장창 무너져 내렸지만 글을 쓰며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었다.
삶을 버텨내는 내 방식대로 때론 포근하게 때론 유쾌하게.
죽음으로 향해 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이 아프고 힘든 것으로만 기억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삶에서 마주한 모든 일이 고난이 아니라 선물인 이유는 고난 속에서 감사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일 거다.
한 글자 한 글자에 마음을 새겨, 열아홉 개의 글로 소중히 담아내본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다 한 번 피식 웃는다면, 더 나아가 삶에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면 글쟁이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만 같다.
글을 쓸 때마다 마음이 단단해져간다.
갓난아이가 성장하면서 고개를 들어 몸을 뒤집고 일어나 걷고 금세 뛰는 것처럼.
오래된 녹슨 새장 속, 날지 못하는 줄로만 알던 새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