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 서울을 떠나 타운하우스로_7
잔디 테라스 울타리와 선반을 알록달록 꽃밭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결혼하고 7년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던 화원을 올 봄에만 벌써 몇 번이나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세 번 밖에 안갔음)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로, 우리에게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차를 타고 어디를 지나가든 주변에 화원이 있으면 귀신같이 발견하게 되는데, 그 덕분에 우리는 평소 그냥 지나치던 길에서도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이 웃는다.
생각해보면, 꽃 이야기하면서 울거나 화내는 일은 정말 희박하지 않을까..?
장볼 때 야채 값이 조금이라도 싼 마트를 찾아다니듯, 우리가 세 번 찾아간 화원은 모두 다른 곳이었는데,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꽃 값은 마치 파프리카 가격처럼 들쑥날쑥 하다고 느낀다.
얼마 전 찾아간 화원은 나 혼자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
왕복 2차선 좁은 길가 귀퉁이에, 왜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잠깐 스쳐가면서도 '우린 정말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화원이랍니다' 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라서 그 날부터 아내에게 꼭 한 번 가보자고 졸랐다.
알고보니 그곳은 고양이 집사분이 운영하는 화원.
길냥이 시절부터 지극정성으로 돌봐왔더니 이제는 꽃냥이가 된 코코라는 녀석이 우리 주위를 맴돌며 부비적부비적 하는 걸 보니,
이곳은 고양이가 영업의 80%를 담당하고, 화원 주인은 냥이가 하지 못하는 꽃 설명과 계산 정도를 담당하는 것 같았다.
그 덕분에 고양이를 2마리나 키우면서 여러 식물을 고양이 뱃속에 갖다바친 우리는.. 이미 고양이 직원의 영업력과 주인의 설명 (빼박 귀쫑긋 할 수 밖에 없는 꽃 뜯어먹는 고양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거랑, 이거랑.. 주시구요.."
알록달록 꽃 화분을 양 손에 하나둘씩 집어들고 있었다.
돈이 아까웠냐고?
전혀 아니다. 전혀.
덕분에 우리의 아침, 저녁이 더 즐거워졌다.
재미있어졌다.
복잡한 세상만사 고민을 떠나 꽃을 보고 꽃을 가꾸기 위해 들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라면..
우리 냥님들께서도 하루의 시작을 광합성과 함께 꽃 구경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
나비는 언제 오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