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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쥐 Aug 27. 2024

중국의 커피

瑞幸(루이씽)

瑞幸(루이씽)

나는 커피 없이 못 산다.

하루에 커피 한 잔은 그날의 기쁨이자 행복이다.


중국인 친구는 식후 꼭 커피를 마셔야 하는 나를 보고 중국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의 커피사랑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고 얘기해 줬다.


韩国人血液中流淌的是咖啡因 (한국 사람들 피에는 카페인이 흐른다.)


나는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처음에 중국에 와서 힘들었던 건 스타벅스 외에 다른 커피 체인을 알지 못해 꾀나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매일 마시기엔 중국에서도 스벅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게다가 홍콩, 상하이, 베이징과 같은 국제도시라면 모를까 중국은 한국처럼 카페들이 많진 않다.


그러니 당신이 만약 중국에 온다면 꼭 먹어봐야 할 중국의 커피 브랜드, 길조와 행운이라는 뜻을 가진


瑞幸(루이씽)을 소개한다.


길을 가다 파란색 원형 안에 하얀 사슴이 그려진 모습을 발견한다면 그건 루이씽커피의 로고이다.

다음은 내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루이씽 앱의 모습.

저번에는 마오타이주와 콜라보를 해서 마오타이주가 들어간 새 메뉴를 내놓았었는데 지금은 배우 유역비가 홍보하는 재스민 밀크티 메뉴와 손오공 게임(현재는 중국 최초 AAA수준의 유명한 게임)과 콜라보를 한 커피 메뉴를 내놓았다. 매 시즌 새로운 콜라보를 준비해서 내놓는 루이씽팀의 부지런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나의 추천은 메뉴 중에 인기 2위이자 나의 베스트, '코코넛 커피'이다.

코코넛커피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던 나는 루씽의 코코넛커피를 마시고 생각이 바뀌었다.

메뉴가 개발된 지 3주년인데 벌써 7억 잔이나 팔았다고 한다.


보기와 같이 차갑게 마실지 따뜻하게 마실지, 단맛의 정도도 조절할 수 있다.

한 잔에 13.9위안(현시점 기준 2,600원). 가끔 주는 쿠폰을 이용하면 9.9위안(현시점 기준 1,800원)에 코코넛향이 가득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의 장사에 대한 타고난 감은 온 지 얼마 안 된 나도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이 커피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같은 동네에 있는 카페의 커피 가격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13.9위안을 받고(예를 들어 백화점 8층에 위치), 상대적으로 장사가 좀 안 되는 곳(예로 백화점 1층 바깥에 위치)은 쿠폰을 발행해 줘서 9.9위안에 마실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한국에서 이렇게 했다면 같은 프랜차이즈점에서 고객을 상대로 장난을 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중국 사람들은 네가 더 싸게 마시고 싶다면 그 지점에 가서 구입을 하면 된다는 식이다. 주인 입장에서도 이득인 것이 커피콩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쓸 수가 없기에 빨리 소비되기 위해선 이런 방식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같은 구역에 몰려 경쟁하는 것도 제 살 파먹기인지라 상대적으로 저런 방식을 통해 장사가 잘 안 되는 곳에 본사가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택한 것 같기도 하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곳이다, 중국은.

아무튼 중국을 가장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루이씽'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줄곧 자신들의 커피 맛이 변한다며 배달을 거부했고, 코로나 시대를 등에 업고 루이씽은 스타벅스를 앞지른 중국의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로 승승장구했다. (뒤늦게 스타벅스도 배달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다고 한다. 나중에 얘기를 하겠지만 배달의 민족인 한국만큼이나, 배달 없이 살 수 없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루이씽의 대표는 교통부의 공무원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로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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