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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쥐 Jul 23. 2024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며칠 전 새벽 1시였나?

늦은 밤은 마법과도 같아서 낮에는 멀쩡하던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는 용기가 생긴다.


통장잔고 0원.

돌아온 집에서 마주한 속 시끄러운 사정들.

대학원 생활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서른을 넘은 나.


시끄러운 속을 달래려 속마음을 일기처럼 쏟아붓곤 하던 브런치에 오늘도 글을 써볼까 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재작년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조금의 기대를 갖고 보냈던 작가 신청이 까였던 건 왜 하필 그때 떠올랐을까.


까이고 나서, ‘그래! 너희는 방금 멋진 작가의 탄생을 놓쳤다. 요즘은 드라이브도 구입해서 써야 하는 마당에 내가 너희를 내 일기장으로 써주겠다.'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내 일기장 대용으로 쓰고 있었더랬다.


장마라 그런지 방은 좀 꿉꿉했고,

내 기분도 좀 꿀꿀했고,

술은커녕 멀쩡한 정신에 갑자기 '에라, 모르겠다.'하고 호기롭게 신청한 브런치 작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고 했던가?

예쁜 말 좋은 말 열심히 골라가며 성실하게 써야 할 작가 신청란에 나는 이렇게 썼다.


대학 졸업 후 외국에서 새롭게 생활을 시작한 글쥐입니다. 잔잔한 듯 파도치는 내 인생. 나의 인생이야기.

해주려면 해주고, 말려면 말아요. (심지어 느낌표 썼다가 다시 마침표로 바꾼 거.)


그다음 장, 작가님의 글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내 답변은 딱 한 줄. 더 장관이다.


제 인생 이야기입니다. 중구난방. 인생이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그래서 기대도 안 하고 있었다.

오늘 우연히 글 쓰려고 들어온 브런치의 메뉴가 뭔가 바뀌었음을 인지하기 전까진.



'왜 통계가 있지?'

별생각 없이 글쓰기 창을 클릭한 순간,

발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


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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