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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Feb 27. 2017

21 다른 마음

당신은 어떤 스타일?

다른 마음 


그럴 때가 있어.

나는 버스 창문을 열고 싶은데

옆자리 승객은 닫았으면 할 때


사는 게

사랑하는 게

곳곳에 나랑은

다른 마음이 있어.


그런 줄 알면서도


네 마음 나와 달랐다고

네 마음 변했다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울해 하지

오래오래 원망하며 지쳐가지.


             - 최반의 <여행, 그리움을 켜다> 중에서 -


나는 뭔가를 새로 배울 때 열심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주변에 도움을 청한다.


신입사원 1~2년 차였을 때, 

옆에 선배 언니와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그 언니는 막히는 게 있으면 수화기를 든단다.

주변에 전문가 혹은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반면에 나는 문제가 생기면 매뉴얼을 먼저 뒤진다. 

작동법이 다르진 않았는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고 그 뒤에 사람을 찾는다.

그런 차이가 신기하면서도 어린 마음에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람을 귀찮게 하는 스타일인가?’

‘타인에 의존적인 사람인가?’


스스로 노력해서 해결되는 경우도 많은데 일일이 전화를 거는 행동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그 후로 20여 년 더 생활해보니 내 스타일과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선배 언니 스타일도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당장 집에 함께 사는 남편도 같은 스타일이다. 

인터넷이나 매뉴얼을 뒤지기보다 휴대폰을 들고 적임자를 먼저 물색한다. 

알만한 사람이 누구일지 무작정 전화를 건다.


이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최근 이 습관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많아지는데 배우는 사람이 신입이든 기존 사원이든 배우려는 사람의 태도가 나와 같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다시 이해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찾아보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보이는 것을 하나에서 열까지 묻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너그러울 때는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그것마저도 짜증의 이유가 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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