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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Oct 23. 2016

05 누군가 내게 마음을 심었다

긍정과 사랑만 심어주기에도 인생은 짧다

누군가


누군가 등산로에

채송화를 심었다.

채송화 꽃이 피었다.


누군가

봉숭아를 심었다.

봉숭아 꽃이 피었다.


누군가

내게 마음을 심었다.

나도 꽃이 되었다.


- 고창영의 시집 <힘든 줄 모르고 가는 먼 길> 中에서 –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꽃 심은 데 꽃이 핀다. 내 마음에는 무엇을 심고 있나? 나는 어떤 것을 먹고 사나?주변 가까운 이에겐 무엇을 주는 사람인가? 자식에겐 무엇을 주고 있나?


사랑과 행복을 심는다면…?

무시와 면박을 주며 “잘 자라라~” 한다면…?


예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쌀밥으로 좋은말과 나쁜말을 가지고 실험을 한적이 있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실험이 많았다. 검색을 해보니 양파, 물, 고구마, 꽃 등 다양한 종류로 실험한 결과들이 보인다. 한가지 공통점은 2주후 혹은 1개월후엔 눈에 띄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좋은 말을 들려준 쪽이 곰팡이도 피지 않고 썩지도 않으며, 키도 크고 예쁘게 성장한 모습이다. 나쁜 말을 들려준 쪽은 악취를 풍기고 곰팡이가 짙게 피어 잿빛이 되어 있고 곧 죽을 것처럼 아주 작은 모습이다. 이런 실험을 통하지 않고도 그 결론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어떤 이가 매사에 부정적이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불만투성이라면, 그 사람이 받고 있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어서는 아닐까. 하루에 섭취하는 것들이 나쁜 말 일색이라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사람도 쌀밥과 양파와 고구마와 다를 바 없다.오늘 나는 어떤 말을 심어주었는지, 어떤 걸 섭취했는지 점검해 보면 좋겠다. 선택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말을 들려주는 쪽에서 놀아야 한다. 매우 긍정적이고 호의적이고 친절한 사람은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구나 유추가 가능하다.


극단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말을 꾸준히 해준다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말 한마디로 사람 하나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자녀를 떠올려보자. 1개월만 하다 끝나면 소용이 없다. 지속적으로 해야 습관이 되고 한 사람의 성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좋은 것들을 심으려 노력해야겠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부정을 심어주진 말자. 긍정과 사랑만 심어 주기에도 인간의 생명은 무척이나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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