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제이 May 19. 2017

56 책 읽기의 중요성

아들은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외동에 맞벌이 부모를 둔 아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집에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했다. 할머니가 함께 있지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신다. 노는 중간중간에 간식을 챙겨주시고, 한두 마디 말을 건넨다. 그 이외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논다. 장난감과 블록을 갖고 놀다, 지치면 책을 꺼내 읽는다. 어린 나이에는 뭐가 되었든 다 놀이다. 읽히고 싶은 책을 아이 활동반경에 비치한다. 재미있는 책을 손에 닿는 곳에 두면 언젠가는 꺼내 읽는다. 


2001년생인 아들은 스마트한 세상에서 자라지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인 2012년까지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았다. 2008년쯤인가 집에 TV가 고장이 났고, 고장 난 텔레비전을 버리면서 새로 구입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TV가 없어졌다. 지금도 TV는 없다. 인터넷도 있다가 없다가 해서 옛날처럼 아날로그 생활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운이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부모와 싸우는 대부분의 이유는 게임과 TV 시청, 인터넷 사용시간 줄이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좋은 환경에 노출되었었구나 싶다.


아들이 한때 깊게 잠수(!) 할 정도로 푹~ 빠졌던 책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대부분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때 이야기다. 중학교 들어가서는 학교에서 주로 빌려다 보느라 책 목록이 없다. 일본 소설, 추리소설, 로맨스 소설 등 장르소설이 주로 읽는 책이었다. 어렸을 때는 자기계발서나 지식을 습득하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오히려 커서는 장르소설만 찾는 경향이 있다. 너무 빠지는 게 아닐까 우려될 정도로 쾌락과 재미 위주의 책에 탐독했다. 


아래로 나열하는 책은 많이 읽은 순서대로다. 어려서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책은 보고 또 보고 수십 번을 본다. 나는 한번 본 책은 아무리 좋아도 '다음에 또 읽어야지' 하면서 책장에 꽂는 게 전부다. 절대 두 번 보지 않는 것에 비해 아들은 무한 반복해서 정주행 했다. 마법천자문과, 노빈슨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는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봤다. 어떤 에피소드가 몇 권 어디쯤에 나오는지 척척 찾을 정도로 무한애정을 쏟았다. 참 신기했다. 


1. 마법 천자문  

서른 권이 넘게 나왔지만, 아직도 완결이 안된 걸로 알고 있다. 초등 저학년까지 이 학습만화책으로 한문을 배운다. 한자급수시험을 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끝내 시험장에 들여보내진 않았다. 어른인 내가 봐도 재밌다. 대마왕과 맞서 싸우는 땅콩소년 손오공, 삼장과의 알콩 달콩도 재밌고, 귀여운 만화풍과 스토리를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함께 딸려오는 한자카드로 가족끼리 게임도 할 수 있다. 


2. 노빈손 시리즈

노빈손 시리즈가 엄청 많다. 한 권씩 한 권씩 사 모은 게 책장 두 칸은 차지하는 것 같다. OTL 허당인 것 같은 머리숱 별로 없는 노빈손이지만 신기하게도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낸다. 우연히, 엉뚱한 방법으로 해결하긴 하지만 그런 과정이 우스꽝 스러우면서 유머러스하다. 여러 시리즈가 많지만 역사 시리즈를 제일 재밌어했다. 


3. 해리포터 시리즈

두 말하면 입 아프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영화 보고 또 읽고 무한반복이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마천과 노빈손을 졸업하고 판타지에 빠지게 만든 책이다. 회사 사람 하나가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사하면서 집에 있던 해리포터 책을 버리고 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얼마나 가슴 아팠던지 모른다. 그 소식을 좀 일찍 알았더라면 아무리 멀어도, 어디에 있더라도 찾아갔을 텐데... 이 책은 드문드문 사줬다. 전체를 소장하고 있진 않다. 

그 밖에 주연이가 자주 읽은 책으로는 <과학고 공부 벌레들>, <공부의 신> 이런 류의 책이 있다. 과학고 공부벌레들 책을 읽으면서 과학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여러 번 읽으면서 특목고의 꿈을 꾸고 있었는지 모른다. 학습과 관련한 책은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지다 보니 읽은 빈도수는 적으나 단기간에 행동유발에는 효과가 최고다. 

이런 류의 책을 더 많이 읽으면 좋겠는데, 초등 저학년 때만 먹힌 전략이다. 자아가 생기고 나서는 아들의 독서취향까지 개입은 힘든 구석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55 빈병 재활용 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