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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평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by 그로플 백종화

평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평가 시즌이라 12월은 정말 많은 기업의 리더분들과 만나 평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네요.



이때마다 반복해서 전하는 메시지는 '평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입니다. 평가를 하고 팀원들에게 결과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눌 때 '동의와 이해'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평가는 '리더와 회사가 잘못된 평가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전혀 동기부여를 주지 못하고, 이후로 변화를 이끌지도 못하는 대화가 되어 버리고요. 그런 대화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입니다.



평가에는 명확한 기준과 원칙이 있습니다. 아니 있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내려준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있고, 그 프로세스와 시스템 안에서 팀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과 원칙, 목표와 결과에 대해 S, A, B, C를 정하는 것이 평가입니다. 평가를 협상을 통해 팀원의 이해를 구하는 대화로 생각할 경우 이 기준이 무너지게 되고, 이후로는 리더십은 없는 겁니다. 계속해서 기준과 원칙이 무너질 테니까요.



평가는 리더의 관점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 결과, 기준, 원칙이 무엇인지를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는 시간이죠. 그 의사결졍의 결론이 팀원의 평가 결과일 뿐입니다.



대신 리더가 정답이 아니고, 리더가 보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구성원의 관점을 듣고 수정할 수는 있습니다. 'OO님은 OO이 더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하신 거네요. 그 부분은 제가 고민해 보지 못했던 부분인데, 일리가 있네요.' 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에 다시 평가를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 2~3개월 단위로 피드백 세션을 거치며 리더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과 원칙, 과업과 결과를 공유하고 팀원의 관점도 반복해서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관점의 차이가 줄어드니까요.



평가는 싸우자는 것이 아닙니다.
평가는 협상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1년 이라는 시간 동안 리더의 관점에서 우리 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구성원이 누구인지를 찾는 시간이고, 팀원 입장에서 내가 가장 기여한 과업이 무엇인지를 공유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에는 어떤 목표에 도전해 볼래요?' 라는 방향성을 합의하는 것이죠. 바꿀 수 있는 것은 어제와 오늘이 아닌, 내일 밖에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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