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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Jan 06. 2024

한 입 리더십 _ 실행하게 만드는 리더십

실행하게 만드는 노하우 



인재개발 HRDer 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7년 6월 부터였습니다. 아동복 영업부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그룹 신입입문과정에 현장 선배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거든요. 짧은 파견이 끝나고 2007년 10월부터 CHO실 HRD 입문과정 팀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누군가의 성장을 본업으로 하게 되었더라고요. 



처음 교육 담당자로 일을 할 때 'A급 신입사원' 을 성적이 좋은 직원으로 판단했습니다. 시험을 잘보고, 태도가 좋았던 직원들이었죠. 그런데 3년동안 동일한 과업을 통해서 1,000명 이상의 신입사원들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죠. 



신입사원 교육에서 A급 평가를 받아야 하는 직원은 '성적이 좋은' 직원이 아닌, 현장에 배치되어서 '자신의 몫을 해내는 직원' 이었어야 헸다는 것을 몰랐었거든요. 그래서 신입사원들이 현장에 배치되고 1~2년 후의 평가를 돌아봤을 때 현장 평가는 성적과 얼라인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높은 연결점은 오히려 '다면 평가' 였죠. 바로 같은 조에 배치된 동료들의 360도 평가에서 '잘 도와준다.' '책임진다' '서포트 해준다.' ' 공유한다.' '솔선수범 한다.' 라는 칭찬을 받았던 직원들이 현장에서도 A급 평가를 받았고, 성적이 좋았던 직원들 중 상당수는 이미 퇴사하고 없더라고요. 무조건은 아닙니다. 성적이 좋았던 직원들 중에 A평가를 받은 직원들도 많았으니까요. 



학교와는 달리, 직장에서는 머리보다 태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죠.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사람,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사람보다 '학습하는 내내 옆 동료를 챙기는 사람' '학습 준비물과 학습 과정에 집중하는 사람' 에게 더 관심과 에너지를 쏟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한가지가 더 있더라고요. 그것은 바로 학습의 목적입니다. 신입사원 과정과는 다르게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과정은 '리더의 성장'을 돕는 시간입니다. 그럼 리더의 학습에서 누가 우수한 평가를 받아야 할까요? 



그것은 학습한 내용 중 하나는 현장에 돌아가서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즉, 학습 전이가 발생해서 학습한 내용 중 일부를 실제 실행하는 사람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할 때 리더가 주변 팀원들에게 주는 영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학습 후에 단 하나의 작은 행동도 변화가 없다면 그 리더는 학습 시간을 즐겁게 보낸 것 뿐이지, 성장의 시간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저는 강사이자 코치이고, 퍼실리테이터로서 워크샵과 코칭을 진행하하며 학습자 분들이 '단 하나의 행동으로 옮기도록 돕는' 사람일 뿐이죠. 그래서 특강보다는 워크샵을, 워크샵 보다는 코칭을, 단발성 코칭보다 중 / 장기적인 코칭을 좋아합니다. 학습 전이가 일어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이 많거든요. 




모든 강의와 코칭에서 '정답이 없다. 나도 정답 모른다. 오늘 학습의 목적은 다양한 의견들 중에 내가 현장에 돌아가서 적용할 단 하나의 행동을 찾는거다.' 라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2, 4명씩 짝지어서 정답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합니다. 1시간에 1번씩은 꼭 대화 또는 토론을 넣죠. 대신 발표는 하지 않습니다. 대화와 토론 뒤에 제 의견을 덧붙히는 정도만 하죠. 어떤 강사님은 저보고 '날로 먹는 강의' 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말이 참 듣기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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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나고 1 ON 1 코칭을 합니다. 회사에서 연결해 주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제게 연락을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개인적으로 연락주시는 분들께는 제 시간과 제가 가능한 장소만 맞춰 주시면 언제든지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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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성 코칭 보다는 3번, 10번, 1년, 3년을 더 좋아합니다. 첫번째 미팅 이후 두번째 만날 때 부터는 꼭 '숙제'라고 부르는 작은 행동을 실천하고 와야 하거든요. 




HR 그리고 학습 / 코칭 대상자의 리더와 소통합니다. 그때 이런 말씀을 드리죠. "OO님이 이번에 OOO이라는 행동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상무님께서 지나가다 만나시면 웃으면서 '코칭 이후에 뭐 해보기로 했어?' '내가 뭐 도와줄까?' 라고만 질문해 주세요. 그리고 그 행동을 하는 모습이 보이면 칭찬 한번만 해주시고 제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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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카톡을 드립니다. 'OO님 잘 지내세요?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숙제를 하지 못한 분들은 숙제를 하겠다고 말씀해 주시고, 숙제를 이미 하고 계신 분들은 자랑 또는 회고를 하십니다. 저는 그저 안부만 물었을 뿐인데요. 



교육, 코칭, 워크샵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전과 다른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를 스스로 찾고 실행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이죠. 그게 다입니다. 반복하다 보면 그만큼 영향력이 달라져 있을테니까 그때 피드백 해보면 되거든요. 



리더십의 목적도, 조직문화의 목적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팀원, 모든 구성원들이 이전과 다른 어떤 행동을 하게 할건데?'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 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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