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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Jan 09. 2024

한 입 리더십 _ 두려움

두려움의 원인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데요. 제가 두려워하는 영역 중에 하나는 '수영' 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여행' 입니다. 그런데 두가지 모두 다른 두려움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수영에 대한 두려움은 트라우마입니다. 어릴 적 물에 빠져 죽을 뻔 한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보니 물 발이 닿지 않는 물을 싫어하게 되더라고요. 물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물과 친해지지 못하는 생활로 연결이 되어 아직까지 수영을 한번도 배우지도, 배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었고요. 그래서 가장 큰 병목이 하나 생겼는데요. 저희 집은 저를 뺀 모든 가족이 물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수영, 물놀이, 그냥 물이 있는 곳을 좋아하죠. (저는 반신욕만 좋아합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수영을 배우면 되겠지만 제게는 참 큰 노력일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일 때문에 수영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전까지는 안배우지 않을까요? 대신 최소한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국내 또는 해외 여행을 가면 수영장이나 워터파크가 있는 곳으로 가고, 꼭 물에 들어갈 수 있는 장소를 찾거든요. 제 두려움이 가족에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으면 해서요. 



두번째 두려움은 조금 다릅니다. 해외 여행인데요.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제가 여행과 해외 여행을 둘다 싫어한다는 것을 압니다. 일을 못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알고 계신데요. 또 다른 이유는 제가 가진 2가지 성격 때문입니다. 



낯선 곳, 익숙하지 않은 곳,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불편하게 여깁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를 회고해 보니 한가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상황 속에서 판단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였더라고요. 그런데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제가 0에서 부터 관찰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에너지를 쓰다보면 놀거나 쇼핑할 힘이 없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사용하는 에너지니까요.



두번째는 '부족함이 드러날까?에 대한 두려움' 입니다. 고등학교를 외고 영어과에 들어갔었는데, 영어를 싫어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거든요. 영어가 아닌, 수학을 좋아했었는데 왜 외고를 갔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해외를 가면 제가 잘 못하는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는 없게 되죠. 나름 고등학교 때 영어를 많이 사용했기에 졸업한지 26년이 지났지만 그때 배운 걸로 관광 영어를 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불편하더라고요. 나름 말과 글로 먹고 살고 있는 사람이 말과 글을 내가 원래 잘하는 수준만큼 못하게 되니까요.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24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영어를 다시 꾸준하게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두려움에 따라 이겨내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두려움은 트라우마를 인정하고 그때와 지금 나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는 없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조금씩 두려움이 작아질 수 있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지금은 내가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기 위해서는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요.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도 있겠지만, 이겨낼 수 있는 트라우마라면 '나의 능력을 믿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정받고 싶고, 잘하고 싶은 두려움에서 출발하는 거라면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방법'과 '내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해서 일정 수준까지 역량을 키우는 방법' 외에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잘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되겠지만 그러면 영영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영역도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영어는 딸이 좋아하는 거라 여행와서 가족 대표로 시키고 있습니다. 저도 입이 근질근질 하지만 딸에게 주도권을 주기 위해 서포트만 하고 있네요. 



위임을 하다보니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저보다 더 내향형인 딸이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면서 '목표인 아빠보다 잘한다는 것을 매일 증명'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져주는 것도 좋은 성장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수영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도전하겠지만, 영어는 다시 역량을 쌓고 경험치를 끌어 올려야 하겠더라고요. 영어로 코칭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고등학교 때 처럼 즐겁게 웃으며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 까지로는요. 



두려움도 알고 보면 다양합니다. 


트라우마, 인정과 칭찬 받지 못하는 두려움, 처음이자 어색함으로 느끼는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비난과 관계가 틀어지는 것. . . 등등 말이죠. 하지만 그 두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면 조금은 편해지더라고요.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요. 2월에 일본에도 가야하는데 일본어를 먼저 해야할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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