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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Mar 17. 2024

한 입 리더십 _ 낮은 퇴사율이 마냥 좋은 건 아닙니다

낮은 퇴사율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낮은 퇴사율을 자랑하는 CEO와 HR을 종종 보곤 합니다. 퇴사율 3% 또는 3년 간 1%라고 자랑을 하죠. 직원들이 회사를 좋아하고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것은 분명 좋은 시그널입니다. 회사 안에서 만족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그런데 이 안에 숨겨진 허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첫번째 허수, 고참은 지키고, MZ만 퇴사해요.


꽤 안정적인 두 곳의 기업이었습니다. A는 수익을 잘 내고 있는 대기업이었고 경쟁자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영진은 공개적으로 ‘새로운 거 하려 하지 말고 하던거 잘하자’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팀에서 15년째 팀장을 하고 있는 리더가 있을 정도로 조직에 변화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B는 경쟁자도 많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기업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변화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고, MZ세대가 가지고 있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기 보다는 기존 선배들의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참 선배들은 ‘내가 해봤어’ ‘내가 더 잘 알아’ ‘하라는 대로 해’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죠.  



두번째 허수, B와 C는 그대로 있지만 A와 S급이 퇴사해요.


‘Free Rider를 어떻게 할거에요?’ 한 스타트업의 직원들이 경영진에게 가장 많이 하던 불만이었습니다. 즉, 더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만 지키며 월급을 타는 소수의 동료들을 위한 경종을 울리는 불만이었죠. 반대의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모두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입니다. 가족 문화, 형 동생 문화가 자리 잡았던 곳이었는데 이곳에서는 튀는 순간 동료들에게 ‘적당히 해’ 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튀는 행동이 ‘이전과는 다른 일을 찾아서 만들어 내는 일’ 이었고 ‘조금이라도 더 잘하려고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 이었는데 말이죠. 이런 문화 속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은 ‘더 잘하고 싶고, 더 성장하고 더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는 구성원’ 입니다. 그들이 A급, S급 직원들이기도 하고요.   



세번째 허수, 기존 인원은 퇴사하지 않고 신규 입사자들만 퇴사해요.


MZ 뿐만이 아닙니다. 경력으로 들어온 직원들이 입사 이후 빠른 시간에 퇴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력직원들이 퇴사하는 이유는 강력한 그들만의 리그가 있기 때문입니다. A대기업은 경력직의 무덤이라고 말합니다. 이유는 기존 직원들이 새로온 경력 직원을 밀어내기 위해서 담합을 하기 때문이죠. 임원, 팀장 또는 팀원이 들어오더라도 그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자기들까지 회식을 하고, 공채 출신의 임원에게 어필하며 경력 임원의 변화를 거부하기도 하고요. 또 한번은 경력직원들로 한 팀을 만들어서 회사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출범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성과가 나기 시작하니 회사에서는 공채 출신의 직원들을 그 팀에 합류하게 만들었고, 어느 순간 경력직원들은 모두 퇴사하고 공채 직원들이 그 성과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팀은 곧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던 이전과 다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경력직이 퇴사하고 나니 회사의 기존 방식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네번째 허수, 재입사가 없이 계속해서 신규 입사만 받아요.


마지막은 퇴사한 S, A급 직원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이직을 하면 성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과업과 지식, 일하는 방식을 경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학습을 하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빠르게 성장한 S, A급 직원들이 다시 우리 회사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능력과 실력보다 나이와 경력이 더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사해서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전 직장의 구성원들에게는 과거의 그에 대해서만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한 과업을 주지 않을테니까요. 



퇴사율이 낮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누가 우리 회사를 떠나는지, 왜 우리회사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죠.  


'리더십의 두 얼굴' 182번째 뉴스레터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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