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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Sep 15. 2024

한 입 리더십 _ 탁월함과 영향력 사이에서의 선택

탁월함과 영향력 사이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면 가끔 부러울 정도로 탁월한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똑똑한 것을 넘어서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수준에서도 탁월함을 느끼게 하죠. 이런 전문성은 나이를 넘어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사 실장으로 있을 때 그룹에서 차기 경영자로 키울 몇몇 인재들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큰 프로젝트와 그룹의 핵심인재 교육 그리고 코칭과, 주요 직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의도적인 양성을 하는 통합적인 차기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이었죠. 이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양성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만큼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레벨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 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지식과 경험들을 학습하고 적용해야 했거든요. 



이때 선발한 A가 있습니다. 탁월했고, 또 탁월함을 결과로 만들어내는 팀원이었습니다. 거기다 가장 어려운 부서를 가려고 했었던 마인드도 있었죠. 그렇게 그에게 여러번의 기회를 주었는데, 성과를 냈을 때가 아닌, 성과가 나지 않았을 때의 행동을 보고 추가적인 양성을 포기했었습니다. 



성과가 날 때는 몰랐습니다. 그가 모든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가져간다는 사실을요. 그런데 실패를 했을 때 모든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더라고요. 1~2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원인이 외부에서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횟수가 반복되었고 어느순간 부터는 경영진과 함께하는 모든 협업 부서의 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은 잘하고 있었다고 말이죠. 



최후로 제가 그의 양성을 포기했던 이유는 마지막 실패의 원인이 제게 돌아왔을 때 였습니다. '실장님이 제게 해준 것이 뭐가 있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 더이상 이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가 어렵더라고요. 



최근 이 후배에 대한 평판이 들어왔습니다. '어때?' 라고요. 제가 공유했던 내용은 간단합니다. 



1 강점 : 문제해결능력이 좋고, 똑똑하다. 실제 업무를 하게 되면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될거다. 



2 약점 : 주변에 괜찮은 인재들이 떠나갈 수 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 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성공을 자신의 공으로, 실패를 남의 탓으로 삼았다. 그 끝은 경영진의 실패로 까지 갔었다. 



'그럼 너의 의견은 뭐야?' 라는 마지막 질문에 '전 전화번호 차단했습니다.'로 답변을 드렸죠.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조금씩 외부에 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제게 톡과 전화로 연락이 왔었거든요. 



누군가를 기억할 때, 또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저는 2가지를 봅니다. 하나는 전문성이고, 다른 하나는 동료에게 미치는 영향력입니다. 둘 중 하나만 고르는 무식한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둘 다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더 우선하는 것은 '동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부정적이고 크리티컬하다면 저는 연락조차 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그 영향력에 빠지게 되고, 조직이 와해되어 버리는 모습을 너무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썩은 사과라고도 불리고, 또라이라고도 불리고, Jerker 또는 Slacker 라고도 불리는 '부정적 영향을 전하는 동료' 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단기적 성공 외에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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